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흰패랭이꽃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홀로 춤추는
한 마리 하얀 나비여
살포시 옮겨놓는 외씨버선
세모시 치마저고리
하늘이 녹아든다
느릿느릿한 춤사위 흐느끼는
소맷자락
한 맺힌 세월이 흐른다
숨 가쁘게 솟구쳐오르며
팔 뻗어 허공을 휘저으면
구름 위에서
입술 벌리는 꽃잎
접었다 폈다
닫았다 열었다
꽃잎 같은 가슴이여
씨줄 날줄 얽히는 인연 따라
움켜잡은 손 펼 때마다
서러운 세상살이 매듭이 풀린다
아아, 하늘 휘어감는
살풀이춤
누가 보아줄까
생각마저도 잊었는가
지긋이 내려감은 눈
무심히 흘러내리는 땀방울이야
아랑곳없는 얼굴
날선 눈썹 끝 날개 위로 바람이 흐른다
※ 흰패랭이꽃 :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 특산식물이며, 우리나라 각처의 들에 자생한다. 전체는 흰 가루로 덮인 것 같은 녹색으로 줄기는 밀생하며 곧게 선다. 가지가 갈라지고, 잎은 마주나는데 선형 또는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의 잎은 짧다. 6〜8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에 한 송이 또는 2~3송이씩 달리며, 9〜10월에 씨앗이 여문다. 용인 한택식물원의 이택주 원장에 의해 처음 발견되고, 학명도 이택주 원장의 이름으로 등록된 식물로서,「패랭이꽃」과 똑같이 닮았으나, 다만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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