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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4)

땅귀개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땅귀개


지구가 울고 있잖아
땅의 소리 들어야 해
내려다보며 하늘소리 들려주는 별까지도
지상의 소리 귀 기울이는데,
이 땅에 뿌리박은 몸
아픈 지구의 소리 외면할 수 없잖아
여기저기 들쑤시는 벌레
귀지로 쌓이는 그들의 똥
얼마나 답답하겠어
하나뿐인 지구의 귀
밝노랗게 비추고 후비며
해충도 잡아야 하고
말끔 시원하게 청소해 주어야지
노란 구슬 들어있는 요술복주머니로
어두운 진창 굴헝
빨랫줄에 널어 말릴 수 있는
바지랑대,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이것뿐,
다른 데 눈돌릴 틈이 없어
커다란 지구
자꾸 아파 울지만
어느 누가 손발 걷어부치고 나서겠나
쪼그만 몸뚱이 벅찬 일이지만
밝은 땅 일구는 힘 보태야지
바지랑대 가늘어 기울어질까
지나던 실바람도 거들어주고 있잖아
잠깐 부지런 떨면
시원하다며 얼굴 밝아질 텐데
귀 후비는 일 멈출 수 없지
땅이 아파하고 있잖아
지구의 소리 돌봐야 해





※ 땅귀개 : 통발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식충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습지에 자생한다. 뿌리줄기는 실 모양으로 땅속으로 뻗으며, 뿌리에 벌레를 잡는 포충낭(抱蟲囊)이 있다. 잎은 선형으로 뿌리줄기의 군데군데에서 나오는데 밑에 1~2개의 벌레잡이 주머니가 있다. 꽃줄기에는 비늘잎이 어긋나게 달리는데 계란형의 막질(膜質)로 형성되어 있다. 8~10월에 밝은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꽃줄기에 2~7송이씩 모여 달린다. 꽃자루는 짧고, 포(苞)는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작은 포(苞)는 2장으로 선형(線形)이다. 화관(花冠)은 입술모양으로 아랫입술 꽃잎에 뾰족한 거(距)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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