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주아(珠芽)]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참나리
땅에서 사는 모든 것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산다
푸른 싹 밀어올리며 나도 그랬다
그러나 봄은 짧고 여름은 길었다
쳐다볼수록 고개 아픈
구름으로 뭉쳐진 꿈들은
타는 여름날
허공에서 맴돌다 바람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이제 가을을 맞으며
하늘바라기를 접는다
슬프게 아름다운 것, 아름답게 슬픈 것, 모두
발아래에 있어서 행복한,
빈 몸으로
땅을 내려다본다
겨우겨우 꽃 피었지만
서투른 사랑으로 울던 날이 길었는지
아직 올바른 사랑법을 몰라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얼굴
얼룩으로 찍히는 반점들만 늘어나고
눈물 젖는 꽃잎 자꾸 뒤로 말린다
갈수록 까매지는 몸뚱이
겨드랑이마다 툭툭 불거지는 멍울
가슴을 때린다
그래도 꽃으로 보는 세상
아름답다는 걸
지금은 안다
하늘 쳐다보는 것보다 땅 밑을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기쁨인지
이것 하나는 안다
※ 참나리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비늘줄기는 둥글고, 줄기는 흑자색 또는 자갈색을 띠며,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없으며 비스듬히 벌어진다. 잎겨드랑이에 흑자색 또는 자갈색의 주아(珠芽)가 있으며, 땅에 떨어져 씨처럼 번식을 한다. 7~8월에 황적색의 꽃이 땅을 보고 아래를 향하여 피는데 꽃잎은 피침형으로 안쪽에 검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으며, 꽃잎의 끝이 뒤로 많이 젖혀진다. 9~10월에 세모진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관상용으로 심고, 비늘줄기를 식용하며, 한방에서「백합(百合)」이라 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
'야생화 시집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의 말 / 꽃이 꽃을 위하여 — ‘홀씨’ 유감(有感) (0) | 2012.11.20 |
---|---|
종결시 / 꽃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0) | 2012.11.16 |
꽃향유 (0) | 2012.11.13 |
10월의 둥근잎유홍초 (0) | 2012.10.29 |
유홍초 (0) | 2012.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