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4)

그 많던 닥나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청수거사 석당 2007. 7. 7. 19:57

[잎]

 


[줄기]

 


[꽃]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그 많던 닥나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손등 갈라져 피가 새던
유년의 겨울
고향의 밭 언저리
산비탈에는 닥나무가 많았지

겨울에 오히려 일손 바쁘던
마을공동작업의 한지 제조공장
집집마다 닥나무가 재산이었지

봄여름 무성하게 키워 올린 가지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한 채
기꺼이 한지가 되기 위해
뭉텅뭉텅 잘리며 제 살 떼어주고도
거뜬히 겨울강을 건너던 그루터기

어느 때인가
한지에 글씨 쓰던 한문서당 없어지고
동네사랑방이던
한지제조공장도 헐리더니,
정이 따뜻했던 가난한 사람들도 떠났지

닥나무 자라던 고향언덕
봄여름에도 쓸쓸한 바람만 불고
가지 올려 하늘 붉게 꽃피울 줄 알았던
사랑을 눈뜨게 해준 그루터기
아직도 가슴 속 응어리로 남아 있는데,
유년의 추위와 배고픔을 녹이던
그 많던 닥나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이제 내 몸에도 단풍 드는 나이
단 한 번이라도
꽃피는 닥나무 보고 싶다





※ 닥나무 : 뽕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우리나라 전국 각처의 산기슭이나 밭둑에 자생한다. 나무껍질은 갈색이고 좁은 타원형의 껍질눈이 있다. 어린 가지의 짧은 털은 곧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잎몸이 2~3갈래로 갈라지기도 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표면이 거칠고 뒷면에 털이 있다. 암수한그루로서 5〜6월에 붉은색의 꽃이 피는데 수꽃이삭은 둥근 타원형이고, 암꽃이삭은 둥근 모양으로 씨방에 자루가 있으며, 붉은색의 암술대가 실 모양으로 타래를 이루고 있다. 9월에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데 열매들이 모여 덩어리를 이룬다. 나무껍질로 한지를 만들고, 열매는 식용하며, 한방에서「구피마(構皮麻)」라 하여 어린 가지와 잎을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