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위한 한시집
於于天地淵瀑布
청수거사 석당
2008. 2. 27. 17:24
꽃을 위한 한시집 [나를 부르는 이름, 그대는 꽃이어라] 於于天地淵瀑布 天地淵瀑依舊霏 草木人傑時變非 惟唯務學一道行 老老從歲事事違 欲進前途巖壁障 反退後程浪崖圍 冬柏點點起吐熱 黑松長長垂呑威 花芳臨處恒開落 潭溪溢滿常流騛 回顔茫海靑波舞 擧頭蒼空白雲飛 醉惑水聲忽性覺 嗚呼知了生虛希 誰何招請此所來 梅香繩履客不歸 <천지연폭포에서> 천지연폭포는 변함없이 철철 흐르건만, 풀 나무와 사람은 때에 따라 변하는구나. 생각건대 오직 학문에 힘써 외길을 걸어왔건만, 늙어가며 일마다 어긋났구나. 앞으로 나아가고자 해도 암벽이 가로막고, 뒤로 물러나고자 해도 낭떠러지가 에워싸는구나. 동백은 꽃마다 열을 토하고, 곰솔은 길게 늘어져 위엄을 머금었으며, 꽃은 언제나 있는 그 자리에서 피고 지고, 연못은 늘 차고 넘쳐 줄달음치는데. 얼굴 돌려 망망대해 바라보면 푸른 물결 넘실거리고, 머리 들어 하늘 바라보면 흰 구름만 흘러가네. 물소리에 취했다 깨고 나니, 아! 이제야 알겠구나 삶의 덧없음을. 어찌 누가 불러 이곳에 왔는가, 나그네 발길을 붙잡는 매화 향기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