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초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連福草
글과 책 속에 파묻혀 행복으로 평생을 살았다는 金시인,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사업이 부도의 주먹질에 맞아 폭행당하는 상해를 입어 살던 집을 넘기고 길거리에 나앉았다.
사업하는 남편 부도의 벼락 피하려고 안간힘쓰며 속 끓이는 동안, 詩가 써지지 않는다며 한 달간 조용한 암자 찾아 머무르겠다고 투정부린 일이 미안해서 남편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다는 金시인, 얼마나 속상하겠느냐는 지인들 위로의 말에도,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 겪게 마련인데 가족 건강하면 되었지 무에 속상할 것 있느냐며, 오히려 하늘에 감사하단다.
몇십년 걸려 마련한 보금자리 40평 아파트를 잃고 20평 사글세방으로 이삿짐을 옮기면서도, 사랑했던 많은 책들과의 이별이 조금 슬퍼 그렇지 너무 넓은 집에서 분수 넘치게 살았다며 이제야 마음 편하다는 金시인, 요즘은 새로 배움 시작한 가야금소리에 행복이 철철 넘친단다.
연복초,
이른 봄 약을 쓰려고 복수초 캘 때 함께 따라 나오는 잎이 쑥을 닮은 꽃, 깊은 산속에서 눈비 얼음덩이 머리에 이고서도 꽃대 피워올리는 쓰림이 발효된 약초, 화려하지 않아 편안하고 예쁘지 않아도 고와서 마주 대하고 앉으면 혼잡하던 가슴 맑아지는, 그래서 약이 되는 金시인을 닮았다.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하는 사고 후유증, 연복초의 그리움으로 절은 때 헹구어 걸은 빨랫줄 휘어져 바지랑대 기울라치면, 걸어대는 전화기 속에서 기쁘게 마중 나오는 金시인의 밝은 목소리, 저려오던 팔다리 가벼워진다.
※ 연복초 : 연복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북부지방과 중부지방, 그리고 경상남도 가야산의 산기슭에 자생한다. 뿌리줄기는 짧고, 포복지(匍腹枝)가 옆으로 뻗는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1~3회의 3출엽으로 꽃자루가 길고,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한 쌍으로 잎자루가 있으며 3갈래로 갈라진다. 4~5월에 황록색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에 5송이씩 모여 피며, 화관은 4갈래로 꽃자루가 없다. 6~7월에 별사탕 모양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이른 봄에「복수초(福壽草)」를 약재로 쓰기 위해 채취할 때 함께 따라 나왔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