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야 고
온힘 다한 사랑
등 떠밀려 한번 넘어지고 나니, 다시 새로운 사랑 찾아 일어설 기력이 없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기대는
잡은 손 끝끝내 놓지 않는 사랑 새로 시작하고 싶은데, 싶었는데,
저만치 떨어져 꿈적 않고 있는 네게 도저히 다가갈 힘이 없다
배고픔과 목마름 점점 심해지는데
그저 시퍼런 허공만 바라보아야 하는 걸까
야고와 억새
부드러움과 강함이 만나 이루는 하모니
얼마나 아름다우냐
저 부러움과 두려움
어떻게 어루만지고 토닥여야 다정한 악수 나눌 수 있는 걸까
언제쯤이면 될까
붙잡을 수는 있는 걸까
여린 오이 애호박도 잘라보면 예쁜 그림으로 씨앗 품어 키우는데,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행복한
그렇게 꿈꾸고 싶은
내 사랑 야고야
※ 야고 : 열당과의 한해살이풀로 기생식물이다.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 남쪽지방의 오름이나 해안가 억새밭에 자생한다. 줄기는 극히 짧아 거의 지상에 없고, 엽록소가 없어 잎이 없으며, 여러 개의 적갈색 비늘조각이 어긋난다. 8~9월에 연한 홍자색의 꽃이 피는데, 꽃자루가 줄기에서 나와 그 끝에 한 송이씩 옆을 향해 달린다. 추운지방에서는 자라지 못하는 식물로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으나, 요즘은 서울 하늘공원의 억새밭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는 하늘공원을 조성할 때 제주도의 억새를 옮겨와 심는 과정에서 씨앗이 묻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난지도에 매립된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지열로 인해 자생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