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거사 석당 2009. 12. 28. 18:01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왕머루


빛과 어둠이 있다
빛을 하양 어둠을 검정이라 부른다
하양은 빨강을 검정은 파랑을 품고 있다
빛과 어둠이 서로 악수할 때
노랑은 밑그림 되어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빨강 파랑 노랑
어깨동무를 하면,
하얗게 빛을 발하기도 하고
까맣게 색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하양 검정 빨강 파랑 노랑
함께 스크럼을 짜면
하늘과 땅, 물상이 태어난다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린다
풀과 나무가 자라고
꽃 피고 열매가 익는다
벌 나비 날고 새도 지저귄다
이것을 사람들은 우주라 이름 지으며
세상이라고 부른다

여기 한 사랑이 있다
구불텅구불텅 덩굴지는 줄기
어울렁더울렁 세상 휘감으며
따뜻이 손잡아주는 덩굴손,
빛과 어둠을 품어
슬픔마다 아픔마다 꽃으로 하얗게 웃음 수놓고
까맣게 열매 맺히는 눈물,
그래서 시큼털털 맛을 내는
사랑,
사람들은
이 세상 약이 된다며
왕머루라고 불러준다





※ 왕머루 : 포도과의 낙엽성 덩굴나무로서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과 산골짜기의 숲 속에 자생한다. 암수딴그루로서 잎은 어긋나고, 5~6월에 황록색의 꽃이 피는데 잎과 마주나며 꽃자루 밑에 덩굴손이 발달한다.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검은색으로 익는데 신맛이 난다. 열매는 식용, 술, 음료 등으로 쓰이며, 한방에서「산포도(山葡萄)」라 하여 열매를 약재로 쓴다. 요즘은 재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