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거사 석당 2011. 1. 21. 18:02

[새싹]

 


[잎]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양 하


꽃이 예쁘지요?
향기 없이 하루 만에 시드는 꽃이어요
그래도 예쁘게 예쁘게
얼굴값 한번 반짝, 가꾸고 싶었어요
이름 참 곱지요?
고운 이름 예쁜 얼굴
떳떳이 드러내지 못하고
어째서 이파리 뒤 그늘 밑에 감추고 있느냐고요?
세상살이 원래 그런 거 아니겠어요
많이 가지고 악스러운 사람이 오히려 건강하고
힘없고 돈 없는 착한 사람이
이유 없이 희귀성 난치병을 앓는 세상이잖아요
사필귀정이라며 아무리 애써도
늘 그랬듯이 세상은 불공평했어요
왜 분하고 억울하지 않았겠어요
전생에 죄 많은 몸이라고 자위도 해 보았어요
상처로 얼룩져 누렇게 떠버린 몸뚱이
이젠 발버둥치며 악쓸 힘도 남아 있지 않아요
눈물까지 말라버렸어요
성치 않은 마음 내려놓고
뒤편으로 물러앉아서
그냥 웃기로 했어요
꽃향기, 어찌 한 점 없느냐고요?
줄기와 잎이 매운 맛을 내잖아요
한꺼번에 모든 걸 가질 수는 없지요
파처럼 어슷어슷 송송 썰어
무 빗어 두부 함께 넣고
자글자글 된장찌개 끓여 봐요
한 술 뜨고 나면
입맛 돌아
앓아누운 몸살 벌떡 일어날 거예요
그나마 약으로 쓸 수 있다니
아직 살아있는 이유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이게 유일한 이름값인가 봐요





※ 양하 : 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열대 아시아 원산이며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낮은 산 밑의 숲에서 자생하며, 마을의 민가와 사찰에서 재배한다. 뿌리줄기가 발달해 있고,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 또는 칼 모양으로 잎자루와 엽초(葉鞘)와 엽설(葉舌)이 있다. 8~10월에 분홍빛이 도는 황백색의 꽃이 피는데 하루 만에 시들고, 10~11월에 타원형으로 끝이 뭉툭하게 3갈래로 갈라진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으면서 흰색의 헛 종피(種皮)에 싸인 검은색의 씨가 드러난다. 잎과 줄기와 꽃에서 매운 맛이 나며, 전체의 모양이「생강」과 닮았으나 뿌리줄기의 모양과 꽃의 색깔이 다르고, 잎이「생강」보다 크다. 어린잎과 줄기와 꽃을 향신료로 쓰며,「파」와 같은 용도로 식용하고, 한방에서「양하(蘘荷))」라 하여 뿌리줄기와 종자(씨)를 약재로 쓴다.






 


[전초(全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