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5)

다래나무가 울고 있다

청수거사 석당 2011. 7. 1. 11:11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다래나무가 울고 있다


  마뜩찮어 모든 게 마뜩찮어
  내로라하는 것들 나라 망하는지도 씨도둑질 당하는지도 모르면서 지들 밥그릇 쌈박질이나 해온 것도 그렇고, 도둑질 당한 것도 분통 터질 일인데 느닷없이 튀기 되어 돌아온 키위란 놈도 그렇고, 그래서 비싸게 치러야 하는 로열티도 그렇고, 자식놈이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설프기만 한데 양다래라 부르는 것도 모자라 참다래라 부르는 이름도 그렇고, 시지 않고 달기만 하다는 골든키위 개량하여 황금다래라 부르는 이름도 그렇고,
  어쩌려고 세상 이리 변했는지, 글로벌 다문화 어쩌고저쩌고 하며 모두 다 뒤섞여버리고, 당연한 건데 왜 그러냐고, 오히려 편리하고 더 나은 게 많다며 부추기고 있는 꼬락서니들도 그렇고,
  맘대로 팔 벌리고 줄기 뻗으며 숨 쉬는 것조차 그냥 보지 못하는 심보들 덩굴나무까지 온갖 나무들 자르고 구부리고 옭죄어 분재로 앉히는 것도 그렇고, 이제 순수한 건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니,

  눈물 흘리지 않는
  언제쯤 반듯한 세월 다시 올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첫 술에 배부르겠느냐며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에 용기 얻어 나서보지만 패기마저 사라진 늙고 병든 몸으로는 중과부적, 쏜살같이 휩쓸려가는 물살을 감당할 수 없으니 어쩔 도리 없는 것도 그렇고,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손가락질이나 받고 있으니,
  눈꼴 시려 못 보겠으니 차라리 안 보면 그만이겠지 싶어 깊고 깊은 산골짝으로 숨어들었지만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는 것도 그렇고, 어찌해야 좋을지 방법 하나 찾지 못하고 한숨이나 쉬며 앉아 있으려니, 허, 참, 눈물만 쏟아져 꺼이꺼이,
  마뜩찮어 모두 다 마뜩찮어





※ 다래나무 : 다래과의 낙엽성 활엽 덩굴나무로 우리나라 각처의 깊은 산에 자생한다. 줄기의 속은 갈색으로 계단 모양으로 층이 져 있고, 햇가지에 잔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넓은 계란형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두텁고 앞면에 광택이 나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가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잎자루가 길고 붉은색을 띤다. 암수딴그루로서 5~6월에 흰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는데 꽃밥은 흑자색이다. 10월에 둥근 계란형의 열매가 황록색으로 익는데 맛이 좋다. 어린잎은 나물로 식용하고, 열매는 식용과 음료용으로 쓰며, 한방에서「미후리(獼猴梨)」라 하여 열매를 약재로 쓴다.「키위」는 개화기 때에 서양선교사가「다래」를 훔쳐가서 개량해 만든 것으로「양다래」라고도 부르는데 일부에선「참다래」라고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