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5)

거제물봉선

청수거사 석당 2012. 8. 17. 11:11

[새싹]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거제물봉선


여름 거제도에 가면 울지 못하는 새가 있다
인연의 밧줄에 매달린 채 날아오르지도 못하고
멀리 수평선만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울고 싶어
저리도 붉게 멍들어 찢어진 입술
파르르르 떨고 있을까
목젖까지 보일 만큼 한껏 입을 벌렸는데,
무엇이 새를 그토록 울지도 못하게 할까

터져 나오는 울음 억지로 참지마라
더 깊은 병을 만든다
이 세상 누구나 아픔 하나는 지니고 사는 목숨
울고 싶을 땐 울어야 한다
그래야 웃을 수 있지

날지 못하면 어떠랴
참았던 설움 실컷 쏟고 나면
얼룩 한 점 없이 새하얀 마음, 밝은 꽃이 피는데





※ 거제물봉선 :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처진물봉선」이라고도 한다. 한국 특산식물로 우리나라 경상남도 거제도를 비롯한 남해안과 다도해의 섬 지방의 산지에 자생하는데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희귀식물이다. 줄기는 부드럽고 연하면서 물기가 많으며 옆으로 가로눕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처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넓은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8~9월에 줄기 끝에 흰색 바탕에 입술꽃잎이 밝은 분홍색을 띠는 꽃이 피는데 입술꽃잎이 2개로 갈라진다. 10월에 원통형의 열매가 익는데 탄력적으로 터지며 씨앗이 튕겨나간다. 1997년 10월에 거제도에서 야생화 연구가 조순만 씨에 의하여 처음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졌으며, 원로식물학자 이영노 박사의 이름으로 학명이 지어졌는데 조순만 씨의 제안으로 ‘kojeensis'라는 국명이 지어졌다.「흰물봉선」과 아주 비슷하게 닮았으나, 입술꽃잎이 밝은 분홍색을 띠는 조각으로 갈라지는 것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