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뱀밥과 쇠뜨기

청수거사 석당 2012. 12. 10. 00:43

[뱀밥(생식경)]

 


[포자낭(홀씨주머니)]

 


[쇠뜨기(영양경)]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뱀밥과 쇠뜨기


언제나 꽃이고 싶었나니
그러나 꽃을 피우지 못하는 숙명
늘 외톨이였나니

겨울 물러가며 서둘러 부지런 떨어도
늦게 돋는 풀들에게 밀리며
멸시의 눈초리 수없이 손가락질 받았나니

땅 위로 포자낭 머리 내밀면
뱀밥이라며
뱀머리 닮았느니 어쩌느니
구설수 얼마든지 견딜 수 있지만,
새로 돋는 풀
쇠뜨기
한 몸에 이름이 둘,
박쥐도 아닌데 이중인격자라는 말
도저히 참기 힘드나니

꽃 없다고 손가락질 마라
암에 좋다며 뜯기던 한때는
그대의 눈에도 꽃이었지 않느냐

식은 사랑,
조금도 섧지 않은 마음
이젠 외롭지 않은 어엿한 꽃이나니





※ 쇠뜨기 : 속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양치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길가 또는 들녘의 논둑과 밭둑 그리고 집 근처의 언덕이나 산의 초입 등의 햇볕이 잘 드는 초원지에 흔하게 자생한다. 봄에 다른 풀이 돋아나오기 전 4~5월에 생식경(生殖莖)이 돋아나오는데 뱀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뱀밥」이라고 하며 포자낭에서 홀씨를 퍼뜨리며 번식한다.「뱀밥」이 홀씨를 퍼뜨리고 나면 사라지고 푸른색의 풀로 된 영양경(營養莖)이 나와 광합성 작용으로 살아가는데「쇠뜨기」라고 한다.「쇠뜨기」의 줄기는 처음에 비스듬히 자라다가 곧게 서는데 속이 비어 있으며 겉에 능선(稜線)이 있다. 마디에 가지와 비늘 같은 잎이 돌려나고, 원줄기의 능선(稜線) 숫자와 같다. 생식경을 식용하고, 한방에서「문형(問荊)」이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한동안「쇠뜨기」가 암에 좋다하여 너도나도 유행처럼 무분별한 채취로 수난을 당했던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또 잡초로 홀대를 받고 있는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