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절굿대
청수거사 석당
2013. 5. 13. 11:50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절굿대
허공인 줄 알면서도
하늘을 확으로 삼아 무슨 절구질을 하는가
둥근 절구공이 가득 보랏빛 향기 묻혀
바람에 날리며
수만 꽃송이로 쳐대는 너의 일에도 뜻이 있겠지
이 세상 존재하는 것들
모두 허공에서 처음 나왔다며,
나도 젊은 한철
무턱대고 절구방아 찧었었지
그러나 그렇게 공들여 얻는 것도
다시 허공으로 되돌아간다는 걸
왜 몰랐을까
좁은 땅일망정 한 귀퉁이 어느 곳이든
그냥 꽃으로 있으면 되는데
모든 것 다 보내놓고
빈 몸이 되고 나서야 마음도 내려놓을 수 있음을
耳順의 마루턱 오르면서 알게 되다니
여름 한철, 너의 거꾸로 찧는 손 방아
땅보다 하늘이 더 뜨겁다
※ 절굿대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 풀밭에 자생한다. 전체에 흰 솜털이 빽빽하게 나있고,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가 갈라지면서 흰빛이 돈다.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없이 밑부분이 좁아지고 깃꼴로 깊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톱니가 있다. 7~9월에 남자색 청보라 또는 흰색의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서 동그란 꽃송이를 이루며 모여 핀다. 9~10월에 원통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칙칙한 흰색의 갓털(관모)이 빽빽하게 달려 있어 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진다. 한방에서「누로(漏蘆)」라 하여 뿌리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