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개구리발톱

청수거사 석당 2013. 5. 20. 09:47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개구리발톱


마냥 직선으로만 달려온 겨울
얼마나 두려움 없이 온몸 긁히고 찔렸으면
경칩을 지나기도 전에 겨울잠 깨었는가
서둘러 눈 비비는
발톱마다 붉은빛 얼얼하다

개구리 발톱에도 꽃이 핀다는 건
하얀 도화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고
마디마디 콕콕 점을 찍는 일이다

지금껏 달려온 직선 위에서
곡선을 열망하며
좌우앞뒤 주위도 천천히 살피겠다는 마음이다

한 계절에서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일이
어찌 직선만으로 되는 일이던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일인데
햇살도 바람도
한껏 구부러질 대로 구부러져야 하지 않겠는가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야
좋은 그림이 되지 않겠는가

이제 경칩에 비 내리면
모든 것이 곡선으로 꽉 차 오르는 봄
직선의 겨울이 부들부들 떨며 지나가고
개구리 눈알처럼
매화나무 가지마다 꽃눈 툭툭 불거지며
개구리발톱도 더 하얗게 붉어지겠다





※ 개구리발톱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산기슭 풀밭에 자생한다. 덩어리 모양의 뿌리줄기는 검은색으로 모양이 일정치 않다. 덩이뿌리줄기에서 줄기와 잎이 나오는데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3출엽으로 잎자루가 길고 뒷면은 흰빛을 띤다. 작은잎은 잎자루가 짧고 3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둔한 결각(缺刻)이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뿌리에서 나오는 잎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다. 3~5월에 흰색 또는 엷은 분홍빛을 띤 흰색의 꽃이 가지 끝에서 한 송이씩 피고, 5월에 꼬투리 열매 3개가 별 모양으로 덩이를 이루며 갈색으로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