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흰노랑무늬붓꽃
청수거사 석당
2013. 6. 30. 17:38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흰노랑무늬붓꽃
조금만 움직여도 풀풀 먼지 날리는
세상살이
얼룩 한 점 묻히지 않고 살 수 있으랴
닦고 털어내고 씻고 지워내고
처음엔 그런대로 하얄 수 있었겠지
본바탕은 원래 하얬었겠지
당차게 치켜든 붓자루
예쁜 그림을 그리고도 싶었겠지
세월의 강
비바람에 흔들리는 붓끝 어쩌랴
젖어 눌어붙은 먼지 털어내지 못하고
지워내지 못하는 진한 물이 들었겠지
맑디맑은 물에는 고기 한 마리 없다 해도
늘 새하얀 빛으로
꼿꼿이 외로움 지켜냈어야 했거늘,
그토록 힘들었을까
때늦은 후회로 남아 가슴 때리는
끝내 지우지 못한 얼룩의 흔적
오히려 흰노랑무늬로 수를 놓는
이제라도 아름다이 꽃으로 피고 싶다
※ 흰노랑무늬붓꽃 :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태백붓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강원도의 오대산과 태백산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로 개체수가 몇 안 되는 희귀식물이다. 키는 20Cm정도로 땅속줄기는 가느다랗고 잎은 칼 모양이다. 4~5월에 뿌리로부터 나오는 꽃줄기 끝에서 흰색 바탕에 하트 모양의 가느다란 노란색 줄무늬 안에 자주색 그물무늬가 있는 꽃이 피는데 하나의 꽃줄기에 한두 송이가 달린다. 암술과 수술이 각각 3개로 혀 모양의 암술은 끝이 3갈래로 갈라진다. 6~8월에 삼각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오병훈 씨에 의해 태백산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원로식물학자 이영노 박사의 이름으로 학명이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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