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한국시인협회 정기총회와 제49회 한국시인협회상 시상식
제58회 한국시인협회 정기총회와 제49회 한국시인협회상 시상식
2017년 3월 24일 오후 17:00시, 서울의 충무로 남산 밑에 자리한「문학의 집 ‧ 서울」에서 한국시인협회가 주관하는 ‘제49회 한국시인협회상’과 ‘제13회 젊은시인상’의 시상식과 아울러 ‘제58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이날 행사는 회원 약 15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렀는데, 먼저 1부 행사로 시상식이 있은 다음, 2부 행사로 정기총회를 진행하였다.
제1부 행사는 곽효환 시인의 사회로 한국시인협회상 시상식을 거행하였다. 먼저 김남조 시인의 인사말씀과 최동호 회장의 인사말씀이 있은 다음 ‘제49회 한국시인협회상’ 시상식을 거행하였는데 문효치 시인의 시집『모데미풀』이 받았다. 심사위원으로 김남조 시인, 김후란 시인, 오세영 시인, 최문자 시인이 맡았는데, 오세영 시인께서 심사경위를 보고하였고 유안진 시인께서 시상하였으며 수상자 문효치 시인의 수상소감을 듣고 오탁번 시인께서 축사를 하였다. 그리고 수상자의 대표시 낭송을 들었다.
‘제13회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시상식은 전윤호 시인의 시집『천사들의 나라』가 받았다. 수상하였다. 심사위원으로 허영자 시인, 유안진 시인, 이근배 시인 맡았는데, 이근배 시인께서 심사경위를 보고하였고 허영자 시인께서 시상하였으며 수상자 전윤호 시인의 수상소감을 듣고 정진규 시인께서 축사를 하였다. 그리고 수상자의 대표시 낭송을 들었다.
제1부 시상식이 끝나고 휴식 시간 없이 곧바로 제2부 행사로 들어갔다. 제2부 행사는 ‘제5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였는데, 사무총장 이현승 시인의 사회로 진행하였다. 먼저 최동호 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사무국장 이채민 시인의 2016년도 사업 보고가 있었고 감사 이영춘 시인의 감사보고가 있었는데, 이영춘 시인은 다리 골절 사고로 인하여 병원에 입원해 있어 동영상으로 감사보고를 하였다. 그리고 다시 사무국장 이채민 시인이 2017년도 사업계획을 보고하여 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금년 2017년은 ‘(사)한국시인협회’의 창립 60년이 되는 해이다. 따라서 커다란 기념행사를 화려하면서 뜻있게 계획하여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최동호 회장께서 자세히 설명하여 참석한 회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임기를 마치는 제40대 문정희 회장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이로써 모든 행사를 마치고 만찬 연회로 이어졌는데 미리 마련해 놓은 원탁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뷔페식의 푸짐한 음식으로 화기애애한 가운데 정담을 나누며 식사를 하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지나해까지만 해도 음식에 반주(飯酒)를 곁들였었는데 이번에는 반주(飯酒)가 없어 조금은 아쉬웠다.
만찬 연회에서 반주(飯酒)를 못한 것이 아쉬운 사람들은 삼삼오오 작을 지어 인근 술집으로서 자리를 옮겨 2차를 즐겼으나, 필자는 대만으로 5일 동안 출장을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기로 한 사랑지기의 얼굴이 무척 보고 싶어 맨 정신으로 그냥 집에 들어왔다.
여기에 ‘한국시인협회상’과 ‘젊은시인상’ 수상시인의 대표시를 함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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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한국시인협회상]
개망초
— 황사 온 날
문 효 치
시집「모데미풀」(천년의시작, 2016)
산책을 하다가 목에 가래가 걸려
무심코 뱉어버렸더니
개망초 곷잎에 달라붙어 너울거렸다
그래도 개망초꽃은 웃고만 있었다
천성이 좋은 건지
부아를 꾹꾹 누르고 있는 건지
제 얼굴에 오물을 뱉었는데도 웃고만 있다
흔하디흔한 풀꽃인데
정말 흔치 않은 웃음으로 나를 가르치고 있다
남 가르치는 일이 내 직업인데
오늘은 도리어 또 한 수 배우게 되었다
◆ 문효치
▪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1966년《한국일보》와《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
▪ 시집 :「연기 속에 서서」「무령왕의 나무새」
「백제의 달은 강물에 내려 출렁거리고」「백제 가는 길」
「바다의 문」「선유도를 바라보며」「남내리 엽서」「계백의 칼」
「왕인의 수염」「칠지도」「별박이자나방」
「걸레옷을 입은 구름」「모데미풀」.
▪ 시선집 :「백제시집」「대왕암 일출」「각시붓꽃」등 5권.
▪ 시전집 :「문효치 시전집」.
▪ 산문집 :「詩가 있는 길」「시인의 기행시첩」등 3권.
▪ 동국문학상, 김삿갓문학상, 펜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익재문학상 수상.
▪ 옥관문화훈장 수훈.
▪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역임.
▪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계간《미네르바》발행인 겸 주간,
계간《연인》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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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젊은시인상]
백양다방
전 윤 호
시집「천사들의 나라」(파란, 2016)
쓴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은 있겠지
쌀살맞던 첫사랑도
언제나 몰아붙이는 불행도
설탕 타고 프림 풀고
몇 번 휘저을 여유는 있겠지
바쁜 척 커피 값을 내고 사라지는
옛날 사람들
아무것도 못 보고
어떤 말도 기억하지 않는
마담의 무표정한 손금고처럼
인생은 그저 멀뚱한 백양나무 한 그루
차 한잔 마실 시간은 있겠지
장꾼들도 사라지는 저물녘
하나도 팔지 못하고
하나도 사지 못해도
강물이 대처로 흘러가는 걸 보다가
제자리걸음이나 하는
이 몸은 도대체 누가 불렀던 아라리 한 소절일까
◆ 전윤호
▪ 1964년 강원도 정선 출생.
▪ 동국대학교 사학과 졸업.
▪ 1991년《현대문학》로 등단.
▪ 시집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순수의 시대」「연애소설」「늦은 인사」「천사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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