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나도수정란풀

청수거사 석당 2018. 11. 13. 22:48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나도수정란풀


여기 부서지기 쉬운 한 사람 서 있다

명예도 무너지고 재산도 산산조각 깨져 흩어지고,
믿어왔던 마지막 건강마저 부서져 내릴까
눈부신 햇살 아래
미소 그윽이 부처로 서지 못하는

커다란 외눈박이 소의 눈망울로 고개 숙이고 있는
그렁그렁 눈물 머금은 얼굴을 보라

돌처럼 나도 단단하다 말로는 당당하지만,
행여 잔소리에 긁힐까
뼈진 말에 금이 갈까
온몸 하얗게 망사 레이스로 커튼을 두르고

하늘 한가운데 수정알로 박히고자 하는 유리창을 보라

슬픔에 갇힌,
산속 나무그늘 밑
달항아리 품은 가슴 하나 서 있다





※ 나도수정란풀 : 노루발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속 나무 그늘 밑에 자생한다.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 작용을 못하고 썩어가는 낙엽에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얻는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전체가 흰색으로 땅속줄기는 덩어리지고 꽃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비늘 모양이며 아래는 서로 밀집하여 있고 끝이 둥글거나 둔하다. 7~8월에 은백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피는데 처음에는 약간 숙여 있지만 나중에는 곧게 선다. 꽃 밑에 포(苞)가 있고 꽃받침은 2~4장으로 침형(針形)이며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지는데 갈래는 긴 타원형으로 끝 부분이 부풀어진다. 수술은 10개로 꽃잎보다 짧고 화사(花絲)에 털이 있으며 암술대는 짧고 크며 암술머리 끝은 청색으로 버섯 모양이다. 8~9월에 둥근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다. 열매가 장과(漿果)인「나도수정란풀」과 닮았으나 9~10월의 가을에 꽃이 피고 열매가 삭과(蒴果)인 것을「수정란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