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6)

무환자나무

청수거사 석당 2018. 12. 8. 22:03

[나무껍질]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무환자나무


염주를 굴리다가 느낀다
염주알이 딴딴하다

短珠와 合掌珠는 향나무 박달나무 벽조목으로 만들고
백팔염주는 보리자 목환자 율무로 만든다
보리자는 보리자나무 열매고 목환자는 무환자나무 열매다
어느 것이나 단단하기 이를 데 없다

목환자로 만든 백팔염주 돌리다가 생각한다
깨알같이 작은 꽃이 어찌 이리 딴딴한 씨를 만들었을까
요 쪼그만 씨알 하나가 염주 되어 온 정신을 쥐락펴락한다

키 큰 나무일수록 꽃과 열매가 작다
장미 모란 백목련같이 화장 덧칠한 얼굴값 생색만 내다가
제대로 된 열매 하나 맺지 못하는 나무보다는
느티나무 팽나무 회화나무같이
하찮고도 보잘것없는 꽃과 열매를 가진 나무들이
땡볕 타들어가는 하늘 아래에서 시원한 그늘을 짓듯이

환자 없는 세상을 꿈꾸는 무환자나무
자그마한 꽃이 딴딴한 열매를 맺어
이렇게 염주 되어 구르며
섧고 아픈 세상을
밝게 단단하게 만든다

염주 굴리며
겨자씨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 무환자나무 : 무환자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교목으로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부지방의 사찰 또는 마을 부근에 자생한다. 나무껍질은 연한 황갈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는데 1회 깃꼴겹잎으로 9~13장의 작은잎이 달려 있다. 작은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양 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에 주름살이 많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암수한그루로서 5~6월에 황록색 또는 적갈색의 자잘한 암꽃과 수꽃이 가지 끝에 모여 피는데 암꽃보다 수꽃이 더 많다. 10~11월에 목탁 모양의 둥근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는데 한 개의 검은 씨가 들어 있으며 열매껍질이 두세 개의 조각으로 갈라진다. 종자(씨)는「목환자(木患子)」또는「비주자(肥珠子)」라 하여 염주를 만들고, 옛날에는 열매껍질을 비누 대신 사용하였다. 한방에서 나무껍질을「무환수피(無患樹皮)」라 하고, 뿌리를「무환수근(無患樹根)」또는「무환수강(無患樹蔃)」이라 하며, 어린 가지와 잎을「무환자엽(無患子葉)」이라 하고, 열매껍질과 과육(果肉)을「무환자피(無患子皮)」라 하며, 종자(씨)를「무환자(無患子)」라 하고, 씨 속의 알맹이「무환자중인(無患子中仁)」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