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한강공원의 사데풀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잠실 한강공원의 사데풀
‘사진 필요 없어요 난장판 치지 말아요’
사진촬영 초대받은 P문예지 행사장에서 난데없이 심장을 찌른 억울한 말 한 마디로 잠실에서 삼중모독을 당하고 선릉에 와 위로를 받는 밤
위로의 손길 따스해도 한강의 어지러운 불빛들 비수 되어 가슴에 꽂힌다
하염없이 영동대교를 돌아 올림픽대로를 걷고 걸으며 잠실대교를 건너는 발길
발밑에서는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낙엽들이 서걱서걱 억울한 비명을 짓밟으며 부서지고,
가시 돋친 나뭇가지에 찔린 달은 가슴 움켜잡고 주저앉으며 옴짝달싹 못한 채 검은 피 묻은 별들 마구마구 쏟아 놓는다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치달아도 윙윙윙 여전히 귓가에서 날카롭게 번뜩이는 억울한 말 한 마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노
아랑곳없이
송파 산대놀이는 잠실보의 물소리를 업고 어서 가자 바다로 가자 세상을 달리자 끊임없이 악다구니 쓰며 개거품 흘리며 한강으로 풍덩풍덩 뛰어드는데,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강공원의 사데풀은 어둠 속에서 억지웃음 머금은 채 삿대질만 해댄다
꽃이 아프다
꽃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상의 모든 꽃들 다 예쁜 줄 알았는데, 모독을 뒤집어쓰고 보내야 하는 가을의 길목에서
돌부리에 접질린 꽃의 발목이 아프다
※ 사데풀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바닷가 또는 들의 양지바른 곳에 자생한다. 땅속줄기가 뻗어 퍼지며 땅위줄기는 곧고 가지를 치며 골속이 비어 있고 1m 정도 자란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로제트형으로 방석처럼 퍼지는데 꽃이 필 때 없어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없고 털이 없으며 가장자리에 이 모양의 톱니가 있고 뒷면은 옅은 녹색을 띤다. 8~10월에 노란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두상화(頭狀花)로 피는데 전체적으로는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포(苞)는 계란형이고 총포(總苞)는 넓은 통 모양이며 꽃부리의 끝은 5갈래로 갈라져 꽃잎이 되는데 꽃부리의 윗부분에 털이 있다. 11월에 긴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5개의 능선이 있으며 갓털의 윗부분은 흰색이고 밑부분은 갈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