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7)

차풀 잎꽃차를 마시며

청수거사 석당 2022. 9. 14. 06:13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차풀 잎꽃차를 마시며


커피를 절대 마시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
솔잎 뽕잎 댓잎으로 덖은 정혈차(淨血茶)를 마셔 보고
망고스무디며 자몽이며 메리골드며 카모마일이며 다 차로 마셔 봤지만
목 넘김 고소한 블랙커피 첫사랑의 금단현상을 견딜 수 없어 마침내는
집 울타리 너머 둔덕에 무리 지어 자라는 차풀까지 뜯어다 덖었는데,

손 불편한 나를 대신해
생애 마지막 늦은 인연의 사랑지기가 덖어서 끓여 주는
차풀 잎꽃차가 첫사랑 흔적을 지워준다

한때 건강차로 인기 좋던 꽃이 어쩌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잡풀로 밀려 났을까

노랗게 웃어야 했던 옛날 꽃시절이 행복했을까
잡초 되어 풀밭에 묻혀 사는 지금은 행복할까

차를 마시는 동안

찻잔 속에서 태풍으로 소용돌이치던 어지러운 생각들 모두 썰물 되어 빠져 나가고
저만치 던져 놓았던 화두(話頭)
둥둥 떠오르며
잠시 깜빡했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다시 일깨운다




※ 차풀 : 콩과의 한해살이풀로 ‘눈차풀’ 또는 ‘며느리감나물’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낮은 지대 물가 또는 냇가 근처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무리를 지어 자생한다. 키는 60Cm까지 자라고 흔히 가지가 갈라지며 전체에 잔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짝수깃꼴겹잎으로 잎자루가 길고 작은잎은 30~70개로 선상(線狀) 타원형이며 끝이 뭉툭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털이 약간 있다. 턱잎은 침형(針形) 또는 선상(線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에 맥(脈)이 있다. 7~8월에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 작은 꽃줄기 끝에 한두 송이씩 달리며 짧은 꽃자루 끝에 작은 포(苞)가 있다. 꽃부리는 소형이고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는데, 갈래조각은 피침형으로 꼬부라진 짧은 털이 있다. 꽃잎은 5장으로 거꾸로 된 계란형이다. 수술은 4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8월에 편평한 타원형의 꼬투리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씨(종자)는 검은색으로 편평하고 약간 네모지며 반들반들하게 빛이 난다.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차(茶)로 음용(飮用)하며, 한방에서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산편두(山扁豆)’라 하고, 씨(종자)를 ‘산편두자(山扁豆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며, 일본, 중국의 만주 등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