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야생화 음악편지
(9) 거친 세파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큰아들에게 힘찬 발걸음을
청수거사 석당
2005. 6. 6. 16:23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 가면서 땅 위에 하얗게 딱지로 내려앉고 있습니다. 그 위로 따가운 햇살이 내려 덮히며 뜨거운 복사열을 내뿜고 있습니다. 신나고 행복했던 월드컵의 행사 기간 동안 우리들의 꿈이 너무 부풀어 오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과 허전함이 자리잡고 있어 그렇게 생각이 드나 봅니다. 월드컵에서 얻은 교훈을 이제는 우리의 삶에서 아름다운 생활로 이어가야 하겠지요. 지금 여름의 들판에서는 뜨거운 여름을 아랑곳없이 예쁘고 향기로운 야생화들이 저마다 꽃자랑 하며 피우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새벽지기님, 안녕하세요. 월드컵의 기간중에도 일상과 변함없이 새벽지기님이 차분한 목소리로 진행하는 <솔바람 물소리>의 방송을 들으면서 야생화를 찾아 산으로 들로 나들이하며 지냈습니다. 점점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습니다. 곧 장마도 올라온다는 소식입니다. 무덥고 지리한 장마철에도 항상 건강하기를 빌어 드립니다. 불쾌지수가 높아 짜증이 나더라도 늘 밝고 명랑하게 생활하는 지혜를 가꾸어 나가시기를 빕니다. 올해 고3인 저의 큰 아들이 지난 6월 28일 해외실습을 떠났습니다. 미국으로 해서 호주, 유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긴 여정의 길에 올랐습니다. 넘실대는 파도와 함께 자고 일어나는 배 위에서의 생활을 6개월 이상을 하고 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그리고 나서는 해사에 입학을 하고 평생을 바다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대한 남아의 길을 가는 첫걸음을 이제 내딛었습니다. 6월 28일 새벽 아침에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힘든 세상으로 한 발짝 내딛으며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이제 다 컸구나."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에 콧날이 찡해져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다가오는 7월 5일은 또한 18번째 맞는 큰아들의 생일이기도 해서 지금쯤 태평양의 한 가운데에서 배 위에 있을 아들에게 부모의 사랑을 실어 보냅니다. 안전 사고 없이 무사히 실습을 마치고 돌아와 구국의 간성으로 훌륭히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들아, 너무도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구나. 머나먼 여정의 길에 이제 첫발을 내딛는 아들아, 발걸음 힘차게 내딛으며 항상 건강하고 성실하게 삶을 꾸려나가길 바란다. 부디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실습을 마치고 돌아와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의 꿈을 펼쳐 나가는 21세기 미래 해양 한국의 간성으로서 훌륭하게 복무해 주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아들아. 새벽지기님, 지금은 바다 위에 있을 아들의 다가오는 7월 5일 18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신청곡 띄웁니다. 신청곡은 강상구 작곡 정수년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저의 졸시 한 편도 함께 보냅니다. 붓꽃을 보면 김 승 기 조그만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안다 여린 붓끝으로도 커다랗게 하늘을 열고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지 메말라가는 세상살이 그래도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거라고 하늘 향해 토해내는 절규 바람이 불거나 눈 내리고 비가 와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일 아무리 짧은 生을 살아야 하는 몸일지라도 이제까지 달려온 길 되돌아보면서 잠시 한 번쯤 숨 고르며 멈추어서야 앞으로 가야 할 길 눈에 보이고 다시 지친 몸에 힘을 넣어줄 수 있는 거라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텅 비어버린 속 마저 무너져 내려 시커멓게 시들고 마는 몸일망정 아끼고 사랑하며 오늘도 여린 붓끝으로 왜 그렇게 하늘 가득히 그리고 있는지 조금만 마음을 열면 보인다 새벽지기님, 장마철을 슬기롭게 넘기고 땀 흘리는 여름도 힘차게 건너 오곡이 결실을 맺는 보람의 가을을 준비하며 하고자 하는 모든 일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 이제 성공적으로 끝마친 월드컵의 영광이 영원한 국운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도 좋아지고 해서, 온 국민 모두가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이 꽃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더욱 좋은 목소리로 더 좋은 방송이 되길 부탁드리며, 안녕히 계십시오, 2002. 6. 30 우리의 꽃, 야생화의 시인 夕塘 金承基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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