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1)

산매발톱

청수거사 석당 2005. 6. 11. 16:19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산매발톱


아, 너
여기 있었구나

迷妄의 뜰에서 인연의 끈
풀지 못하는 나를 떨치고
푸드득 날아오르더니

깊은 산 숲 속에서
고요를 가득 안고
꽃으로 앉아 있었구나

청아한 모습
어쩌다 잘못된 이름으로
사람들 입에 올라 있어도
名可名은 不可名이며
道可道는 不可道임을*
환한 얼굴로 웃음 짓고 있구나

이제 산을 내려가면
어제와 또 다른 迷妄에 휩싸이겠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떨리는 가슴
네 곁에 앉아
너의 미소를 배우고 싶구나





※ 산매발톱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며「하늘매발톱」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북부의 고산 중턱 이상 암석지에 자생한다. 대체로 전체에 털이 없고, 뿌리에서 나온 잎은 촘촘히 모여나는데, 잎자루는 길고, 2회 3출의 작은 잎으로 된 겹잎이며, 작은잎은 삼각형이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두 장이다. 6~8월에 보라색 또는 짙은 하늘색의 꽃이 피는데 꿀주머니는 끝이 가늘게 안으로 말리고, 8~9월에 열매가 익는다. 한방에서「누두채(漏斗菜)」라 하여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차분히 고개 숙이고 매미의 날개 모양으로 짙은 하늘색의 꽃받침잎을 가지런히 접어 얌전한 모습이지만, 꽃의 꿀주머니의 꼬부라진 모양은 앙칼진 매의 발가락을 닮아 매섭게 보이는 꽃이다. 흰 꽃이 피는 것을「흰하늘매발톱」이라고 한다.
※ 老子의 도덕경 제1장에 나오는「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을 변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