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2)
서시 / 꽃 ㅡ 거기 그렇게 서서
청수거사 석당
2005. 9. 11. 09:34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序/詩/
꽃
— 거기 그렇게 서서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황폐한 땅일수록
푸르게 돋는 싹,
모두 꽃으로 피지는 못하지만
꽃은 죽지 않는다
다음해에 다시 피기 위해
다만 떨어질 뿐,
언제나 같은 이름의 새 꽃이 필 뿐,
거기 그렇게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풀
나무,
꽃이 아닌 게 없다
내 어두운 마음밭에서도
등불이 되는 꽃을 가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