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시집 (2)

도둑놈의갈고리

청수거사 석당 2005. 10. 7. 09:59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도둑놈의갈고리


어디서 누가
무얼 훔쳤다고 누명을 씌우느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향기
지니지 못했어도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 부린 적 없느니라

세상에 나와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보잘것없는 풀로 살아도,
주어진 목숨
무엇이 되기를 바란 적 없느니라

억지 쓴다고 뜻대로 되는
녹녹한 세상이더냐

작은 행복에 울고 웃는
가녀린 생명줄,
어느 누구를 휘어감을 시기심이라도 품었다더냐

척박한 땅
바람 불어도,
단단한 뿌리로 꼿꼿하게 허리 세우고
가지 끝에
불그스레한 꽃 하나
조그맣게 피웠을 뿐이니라





※ 도둑놈의갈고리 :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뿌리는 딱딱한 목질(木質)이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능선(稜線)이 있으며 흑자색(黑紫色)이 돈다. 잎은 어긋나는데 3출엽으로 잎자루가 길다. 작은잎은 네모진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7~8월에 연한 붉은색의 꽃이 피고, 9~10월에 2개의 마디로 이루어진 꼬투리열매가 검은 갈색으로 익는데 열매 겉과 끝에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어 사람의 옷이나 짐승의 털에 잘 달라붙는다. 한방에서「첨엽산마황(尖葉山螞蟥)」이라 하여 뿌리와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