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시인협회 '길 위의 시인들'
한국시인협회에서 2010년부터 주최해 오고 있는 "길 위의 시인들" 행사가 2011년도 8번째 행사로 2011년 8월 13일 토요일 충남 예산의 청화재(靑華齋)에서 있었다.
2011년 8월 13일, 하루 전날 온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비가 많이 내렸으나 아침이 되자 비는 그쳐 있으나 하늘은 무겁게 잔뜩 흐려 있었다. 언제 또 비가 쏟아져 내릴지 모르는 날씨였지만, 이건청 회장님을 모시고 약 40여명의 한국시인협회 회원들을 실은 대형 관광버스는 예정대로 오전 10:00시에 종로의 운현궁 앞에서 출발하였다.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하여 여러 고속도로를 몇 번이나 갈아 타며 약 2시간 30분을 달려 예산에 도착했다. 연일 비가 내리는 우중한 날씨로 인해 차가운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기로 하고, 홍성에 거주하는 구재기 시인의 소개로 현지에서 합류한 회원들과 함께 먼저 해미읍성과 가까운 덕산면에 소재하고 있는 '등뼈감자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등뼈감자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계획되어 있는 일정대로 해미읍성에 들렀다.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 세종 원년에 왜구가 해미까지 쳐들어와 노략질을 일삼자 상왕(上王)인 태종 이방원은 이종무 장군에게 명하여 약 5,0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대마도를 정벌하게 하였다. 그 후 해미읍성에 군영을 설치하고 호서병마절제사가 주둔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선 말기에는 천주교 박해 때에 많은 교인들이 순교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약 30분 정도의 관람시간이 주어져 우리 일행은 해미읍성의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지난 역사의 뼈아픈 과거와 평화로운 오늘의 풍경을 되새겨 대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옥사(獄舍) 앞의 회화나무는 수많은 천주교인들을 매달아 처형한 아픈 역사를 품고 있으면서도 늘 변함없는 푸르른 얼굴로 오늘도 무심하게 서 있는 모습은 부끄러운 우리역사의 한 단면을 보는 회한(悔恨)의 감회(感懷)가 새롭다.
해미읍성의 관람을 마친 우리 일행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추사고택으로 향했다. 추사고택은 조선 후기에 글씨와 그림으로 중국에까지 그 명성을 떨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이 기거했던 사택(舍宅)이다.
조선 영조조의 명문대가에서 출생한 추사 김정희 선생은 글씨와 그림뿐만 아니라 경학(經學)에도 밝았으며, 초의선사를 비롯한 여러 고승(高僧)들과도 교유(交遊)하며 불제자임을 자처할 만큼 불교에도 높고 깊은 혜안(慧眼)을 가지고 있었다.
그 동안 방치되어 퇴락해가던 것을 지금은 예산시에서 인수해서 복원하여 사적문화재로 관리하고 있는 추사고택은 영조가 추사를 위해 하사한 집으로서 24칸의 아담한 규모로 안채와 사랑채로 구성되어 있는데 호서지방의 전통가옥의 면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문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화순옹주의 묘(墓)와 열녀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두 분의 부인과 함께 합장으로 잠들어 있는 선생의 묘(墓)가 있다. 그리고 고택의 입구 한켠에는 추사기념관이 세워져 있어 추사의 일생과 작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약 1시간 정도의 관람시간을 소요하며 우리 일행은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추사의 가계(家系)와 일생, 학문세계, 예술, 특히 저 유명한 '세한도'에 대한 해설, 그리고 추사고택의 안채와 사랑채의 구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고택과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추사고택의 관람을 마친 우리는 '길 위의 시인들' 본 행사를 위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청화재(靑華齋)'로 향했다. '청화재'는 혜민 스님께서 주석(主席)하고 있던 사찰(寺刹)에서 나와 노년(老年)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거처(居處)이다. 혜민 스님은 노래하는 환경지킴이 이기영 호서대학교 교수와 더불어 백련(白蓮)의 연구 보급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데, '청화재' 앞뜰에는 상당히 큰 규모의 밭에 고무항아리를 진열하여 연(蓮)을 가꾸고 있었다.
'청화재' 앞마당에 무대가 마련되고 오후 16:00시에 행사가 시작되었다. 행사의 이름은 '제18회 백련시사(白蓮詩社)'로서 백련(白蓮) 연구가이며 작곡가이기도 한 노래하는 환경지킴이 이기영 호서대학교 교수와 혜민 스님이 주관하는 행사로서 제16회 '자연사랑 문화예술인의 한마당'과 한국시인협회의 '길 위의 시인들'과 제휴하여 행사를 함께하게 된 것이다. 제1부 행사는 '시선(詩仙)들의 저녁'으로 '연꽃 피는 여름날의 詩와 음악'을 펼쳤다. 한국시인협회 전윤호 사무총장의 사회로 먼저 이건청 회장의 인사말씀과 <연꽃 밭에서>라는 여는 詩낭송이 있었고, 테너 변광석 성악가의 <청산에 살리라> 여는 노래로 행사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詩낭송은 김유신 시인의 <연지를 찾으면>, 조창환 시인의 <그 꽃>, 노향림 시인의 <물 속에서 흔들리기>, 한광구 시인의 <못자국 일기> 수서로 진행되었다. 이어 혜민 스님의 인사말씀과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과의 인연 이야기를 해 주시며 <세월>이라는 자작시를 낭송하였다. 혜민 스님은 70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 동안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자그마한 체구(體軀)에 단아하면서도 강단이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시 이어지는 詩낭송으로 김혜원 시인의 <망초꽃 그늘에 무슨 일이>, 김헌 시인의 <물빛에 더하여 - 수색백련(水色白蓮)>, 김성조 시인의 <원없이 연꽃보고>, 이성임 시인의 <잠 위를 걷다 - 가시연꽃>이 있었다. 모든 詩낭송의 배경음악은 박종화 기타리스트가 직접 기타를 반주해주었다. 행사를 진행하는 중에 끝내는 무겁게 흐려 있던 하늘이 비를 뿌려 쏟았다. 행사 진행 중이라서 모두들 우산을 펼쳐들었다. 비는 갈수록 거세어졌다. 겨우 제1부 행사를 마치고 비가 그칠 때까지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한참을 거세게 내리퍼붓던 비가 그쳤다. 다시 제2부 행사가 시작되었다. 제2부 행사는 '자연사랑 문화예술인의 한마당' 공연이었다. 호서대학교 이기영 교수의 사회로 먼저 오세영 시인의 詩에 이기영 교수가 곡을 붙인 노래를 소프라노 후나타니 유카 성악가의 목소리로 들려주었고, 기타리스트 박종화의 기타 연주가 있었으며, 시조명창 문현 박사의 시조창으로 이어졌다. 문현 박사는 국악예술원에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젊은 시조명창이다. 이어 고진문 선생의 영남선비춤으로 행사는 고조에 다다랐고 이기영 교수의 기타반주 노래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끝으로 이건청 회장의 감사의 말씀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다.
행사가 끝나고 다 함께 연(蓮)을 식재료로 하여 만든 음식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었다. 연잎밥, 연가루해물부추전, 인절미, 연막걸리, 연열무김치, 복숭아, 수박, 포도,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들은 우리 모두의 입맛을 돋우었다.
모든 행사가 끝났다. 시간 흘러 날이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오후 18:00시에 우리 일행은 이기영 교수와 혜민 스님께 작별 인사를 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다시 2시간 반을 달려 오전에 출발했던 서울 운현궁 앞으로 돌아와 서로의 귀가를 위해 발길을 돌렸다.
※ 이건청 한국시인협회장의 인사말씀과 여는 詩낭송.
※ 태너 변광석 성악가의 여는 노래.
※ 김유신 시인의 詩낭송.
※ 조창환 시인의 詩낭송.
※ 노향림 시인의 詩낭송.
※ 한광구 시인의 詩낭송.
※ 청화재 혜민 스님의 인사말씀과 詩낭송.
※ 김혜원 시인의 詩낭송.
※ 김헌 시인의 詩낭송.
※ 김성조 시인의 詩낭송.
※ 이성임 시인의 詩낭송.
※ 소프라노 후나타니 유카 성악가의 노래.
※ 시조명창 문현 박사의 시조창.
※ 고진문 선생의 영남선비춤.
※ 환경지킴이 작곡가 이기영 교수의 노래.
[청화재의 연꽃]
[백련]
[홍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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