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썸네일형 리스트형 골무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골무꽃 양말이든 옷가지든 기워 신고 입던 옛날 해질 대로 해진 할머니의 유품 반짇고리 속에서 나온 골무 하나 재봉틀을 돌리던 어머니에겐 필요 없어 반짇고리와 같이 소각하려던 순간 내 손으로 들어온 골무 하나 해마다 골무꽃 필 때면 할머니 어머니 기일도 아닌데 가슴에서 꺼내어 만져보고 끼어보는 골무 하나 저 멀리 산자락에서 꽃으로 나를 부르는 소리 들리고 끝내는 찾아가게 되는 내 손끝 티눈 같은 골무 하나 ※ 골무꽃 :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줄기는 하나로 모가 지고 곧게 서며 전체에 털이 나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넓은 계란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자루에 털이 있다. 5~6월에 보라 또는 자주색의 꽃이.. 더보기 퇴벽(頹壁) 꽃을 위한 디카시집 [꽃으로 보는 세상] 퇴벽(頹壁) 다 무너져 앙상하게 뼈만 남아도 풀 나무 기댈 수 있는, 영원히 성벽(城壁)이고 싶은 자식 위해 평생 몸 바치다 허물어진 아! 어머니 더보기 돌가시나무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꽃이면 된다] 돌가시나무 아직 돌의 가슴에 구멍을 내지 못했다 쓰다듬어 안아야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데 꼿꼿이 서질 못하고 땅바닥을 기어야 하는 숙명으로 늘 바닷가를 맴도는 달팽이 한 마리 평생 상처를 품고 사신 아버지 어머니의 피눈물 자국 같은 온몸의 가시 유전으로 물려받아 가득가득 채우기만 할 뿐, 가시를 방패로 둘렀으면 한 번이라도 당차게 겨울을 살아 뼛속을 파고드는 바람 막아내지 못하고 겨우 저렇게 여름에만 활개 치는 펄펄 끓는 바다여! 지금 뜨거운 여름날이건만 걸핏하면 세로로 일어서는 시퍼런 수평선 하나 가로눕히질 못하면서 꽃 피고 질 때마다 가시는 점점 날카로워져 찌르는 돌마다 와르르 모래로 부서지고, 돌에 부드러운 구멍 하나 뚫지 못한 채 오늘도 바닷가를 맴돌기만.. 더보기 2016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가족사랑 생명사랑 시집 — 수수꽃 어머니] ㅇ 시집명 : 2016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ㅇ 제목 : 가족사랑 생명사랑 시집 — 수수꽃 어머니 ㅇ 엮은이 : (사)한국시인협회 ㅇ 지은이 : 최동호 외 ㅇ 발행처 : 세종피엔피 ㅇ 발행인 : 김병훈 ㅇ 발행일 : 2016. 12. 16. |차|례| 서문 가족사랑은 생명사랑이요 인간사랑입니다 / 최동호(한국시인협회장) 4 [ㄱ] 김태준 파란도 길이다 / 14 강문석 피붙이 / 15 강세화 바다안부 / 16 강수니 음식모형 / 17 강애나 아버지 / 18 강영은 새로운 토템 / 19 강윤순 붙이 / 20 강인한 그늘의 조건 / 21 강진규 그리움 / 22 고경자 바다 피리 / 23 고영조 고모부 / 24 고정애 어머니 / 25 고창수 가족 / 26 곽문연 젊은 아버지 / 27 구봉완 곽나루 소풍 / 28.. 더보기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화집 [어머니를 걸어 은행나무에 닿다] ㅇ 사화집 제목 : 어머니를 걸어 은행나무에 닿다 ㅇ 지은이 :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ㅇ 펴낸이 : 양문규 ㅇ 펴낸곳 : 詩와에세이 ㅇ 발행일 : 2015. 10. 1. |차|례| 감태준 산이 숨는다 / 11 강경아 당신의 왕국 / 12 강 규 필녀(匹女) / 13 강금희 모란의 혀 / 14 강기원 나무(南無) / 15 강대선 동명 / 16 강문출 힘껏 내리는 비 / 17 강세화 배롱나무 곁에서 / 18 강신용 산 / 19 강영은 생각하는 정원 / 20 강영환 탱자꽃 / 21 강옥매 오솔길 / 22 강현주 탄도 / 23 강혜지 은행잎 날릴 때 / 24 고경자 첫눈 / 25 고수민 나무시계 / 26 고안나 은행나무 / 27 고 철 홍시 / 28 공광규 열매는 왜 둥근가 / 29 곽문연 봄, 전.. 더보기 멱쇠채 [새싹]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멱쇠채 봄의 멱살을 잡고 왜 늦게 왔느냐고, 샛노란 북채 하나 산발한 머리카락 곤두세우며 왼종일 쇠북을 두들긴다 물미역같이 미끄덩미끄덩 요리조리 바람사이로 빠져나가는 햇살을 후려친다 지난겨울이 얼마나 시리도록 멍들었길래 북채 끝에서 눈부시게 찢어지는 종소리 허옇게 각질로 쌓여 이파리마다 쭈글쭈글 비틀리고 오그라들었을까 오랜 시간 목 빠지게 기다린 걸 뻔히 알면서도 끝내는 그리 화를 내게 하다니, 멱살 잡힌 채로 오라지게 맞을 만도 하겠지 더디 가는 겨울이나 늦장 부리는 봄이나 그러고 보면, 지지리 굼뜬 걸음새 참 인정머리 없다 하겠지 그러나 잘못을 따지지 마라 이미 여러 번이나 꽃샘추위에 얻어맞은 몸 이제야 겨우 여기저.. 더보기 노간주나무를 바라보며 [잎] [줄기] [암꽃] [수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노간주나무를 바라보며 버짐 먹은 겨울 각질이 비듬으로 부서져 내리는 몸살을 앓는다 해마다 어머니 忌日에 맞춰 찾아오는 사고후유증이다 그렇게 며칠을 앓고 나면 상고대처럼 맑아지는 머리 가벼운 가슴 근린공원의 노간주나무를 보러간다 언덕 위에 올라서야 내려다볼 수 있는 덩치 큰 겨울 노간주나무 더 이상 갈라지고 떨어질 껍질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듯 늙어갈수록 매끄러워지는 줄기 이파리까지 온몸이 검은빛이다 밑동은 커다랗게 썩은 구멍이 뚫려 있다 아직도 시퍼렇게 설익은 열매 지난봄 꽃피운 흔적을 품은 채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臨終은커녕 葬禮에도 참여 못했던 生前의 어머니를 닮았다 그래도 저 열매는 내년 가을 어머니 얼.. 더보기 어리연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어리연꽃 꿈속에서라도 꼬옥 한번은 만나고 싶은 얼굴 늘상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다가도 단 하루 반짝 맑은 날이면 내 가슴 어리연 연못에 박꽃 닮은 연꽃 피는데 잠겨드는 산 그림자 흰 구름만 동동 물 위에 떠서 꽃은 피는데 그렇게 꽃 속에 어리며 물안개로 피어오르는데 바로 엊그제 본, 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 아, 어머니이! ※ 어리연꽃 : 조름나물과 또는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수생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연못이나 도랑에 자생한다. 뿌리는 수염 모양이고, 원줄기는 가늘다. 잎은 둥근 심장형으로 물 위에 뜨고, 잎자루가 있다. 7~8월에 잎자루 밑 부분에서 꽃대가 올라와 물 위에서 솜털 같은 흰색 바탕에 중심은 노란색으로 된 꽃이..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