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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1집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증보개정판(增補改正判) 발간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1집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증보개정판(增補改正判) 발간] ○ 도서명 :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1집 ○ 시집명 :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 초판 발행일 : 2003년 5월 16일 ○ 초판 도서형태 : 종이책 (꽃 사진 미수록) ○ 증보개정판(增補改正判) 발행일 : 2025년 6월 27일 ○ 증보개정판(增補改正判) 도서형태 : 전자책 (꽃 사진 수록) 이 시집은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1집으로 이미 2003년도에 상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여러 가지 여건상 꽃 사진을 함께 싣지 못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도에 제2집이 출간되면서 꽃 사진도 함께 실었더니 많은 독자들이 아주 좋다면.. 더보기
손녀와 흰광대나물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손녀와 흰광대나물 며칠째 계속 되는 폭설(暴雪)에도 아랑곳없이 눈사람을 만들며함박웃음 짓던 여섯 살 손녀의 설국(雪國) 입춘 지나며 녹아내리는 눈사람 쓰다듬고 우는 눈동자 속에서바이칼호수 앙가라강의 맑은 물이 흘러내려요 환한 햇살 따라 남방바람 부는 사월의 뜨락에광대나물 따라 하얗게 꽃이 피면 “어머! 여기 눈사람 요정이 꽃으로 왔어요!”화들짝 놀라 똥그래진 손녀 눈동자에도 꽃이 피네요 “근데, 꽃이 토끼처럼 생겼어요! 토끼 키우고 싶어요!”깜찍한 애원이 사랑스러워 생일에 선물한 하얀 토끼 두 마리, 토끼 눈동자에도 눈사람 요정이 들어있다며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강아지보다도 더 애지중지 온몸 껴안고 쓰다듬고 볼 비비고텃밭을 들락날락 온갖 푸성.. 더보기
보춘화(報春花)를 찾아서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보춘화(報春花)를 찾아서전생에서 빚진 봄을 상속받았습니다 내생에까지 물려주지 않도록 이생에서 갚기 위해이 봄이 다 가기 전에수줍은 처녀의 소박한 마음을 찾아야 했습니다 밤마다 현몽을 기다리며 배낭을 꾸렸습니다 며칠째 산속을 헤맨 끝에 만난 황화소심(黃花素心)멀리서도 푸른 이파리 노오란 꽃잎이 반짝였습니다 기쁨과 설렘을 꾹꾹 누르며 말없이 천천히 다가가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지난겨울이 참으로 길었다고 했습니다 눈비 고스란히 맞으며 때로는 폭설에 갇히기도 했지만,눈 똑바로 뜨고 귀 활짝 열어줄기차게 봄소리를 들어왔다는 이야기 들려줍니다 당신으로부터 이렇게 다시 봄이 오고 또 당신을 만나게 되니,산속에서도 출렁이는 강물이 흐릅니다 전생에서부터 맺어진.. 더보기
쥐꼬리망초의 꿈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쥐꼬리망초의 꿈  당신 뜨락에는 아침부터 핏빛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쥐를 잡으려고 파 놓은 아홉 개의 구멍은 쥐꼬리마저 보이지 않은 지 오래, 쥐덫만 시퍼렇게 멍이 든 채로 덩그러니 나자빠져 뒹굴고 있다.  유독 잔병치레가 많았던 여름.  꽃잎을 보려 했던 성급한 욕심이 장마를 불러들였을까. 꼼짝없이 장마에 갇혔다싶었는데 어느새 진눈깨비에 젖어 나뒹구는 낙엽들. 한 계절이 바뀌는 동안 빗소리만 질척거렸다.  감기몸살로 하루가 또 저물어가는 계절.  그냥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안간힘 쓰며 겨우 일어나 마스크를 쓰고 당신 마중 나가는 일. 언제쯤 얼굴을 볼 수 있을까 하루 종일 길목을 서성였으나,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멀리서 당신 뒤꼬리만.. 더보기
둥근털제비꽃 핀다 ▼ 꽃.▼ 열매.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둥근털제비꽃 핀다당신의 겨울이 따뜻하고 짧아서일까삼짇날은 까마득히 멀리서 아직 머뭇거리고 있는데강남제비 벌써 돌아왔다당신이 불러서 이리 빨리 왔을까눈 녹은 언덕마다 포실포실 봄볕 내려와 반짝이는데꽃샘추위 물러갔으니 곧 풀빛 푸르러 오르겠지그러나 박꽃 앉을 초가지붕은 무너져 내린지 아주 오래사방팔방 온통 시멘트 벽돌 담벼락뿐,제비가 물고 온 박씨는 어디를 깔고 앉아야 온전한 뿌리내릴 수 있을까텃밭가 언덕 포근한 자리 골라 박씨를 심는당신은 흥부,콘크리트 바닥인들 어찌 뿌리 내리지 못하랴봄이어도 아직은 바람이 차다추워도 아랑곳없이 활활 타오르는 제비 사랑이미 둥지는 당신 눈동자 속에서 똬리를 틀었고당신을 바라보는 내 마당에서는둥글둥글 .. 더보기
여우구슬 굴리기 ▼ 수꽃.▼ 암꽃과 수꽃.▼ 열매.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여우구슬 굴리기끔찍한 전신마비의 몇 백년 장대겨울이 지나갔습니다그러고도 꽃샘추위 난무하는한 백년을 또 기다려서야 겨우 봄이 왔습니다마스크를 쓰고 그토록 오래 갇혀 있어야 했던 전설 속에서하얀 털을 두르고 당당히 걸어나온 구미호,어떤 나쁜 이별이 그녀를 여우로 갇혀 있게 했을까요봄이어도 내게는 검은 봄,태양이 가장 어둡던 어느 날 그녀는붉게 빛나는 씨앗구슬 하나 들고 환하게 다가왔습니다비 흠뻑 맞으며세상에 더 없을 곡진한 사랑으로 마당 풀밭 한가운데에여우주머니와 나란히 그녀를 심었습니다뒤늦은 봄인 만큼 재빠르게줄기 뻗어 가지마다 붉은 꽃등 밝히더니이내 주렁주렁 검붉은 구슬을 매달아 놓았습니다내 마당에서 그렇게 구슬 맺는.. 더보기
흰 꽃이 피는 박태기나무의 절규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흰 꽃이 피는 박태기나무의 절규결국 일시적인 돌연변이란 말이더냐미처 잎도 나기 전 앙상한 나뭇가지에 다닥다닥흰쌀튀밥처럼 붙어 있어야 하는우리의 우정우정도 사랑의 일종이라는데,당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랑처럼 붉게 피지 않은 것이그렇게도 못마땅하더냐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를 핑계 대며하나의 種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겨우 하급 품종으로밖에나 취급당해야 하는 사랑이었더냐봄이라서,하얗게 영혼 불사르며 꽃 한번 피운 것이그렇게나 몹쓸 죄악이란 말이더냐언제쯤에야 어엿한 흰박태기나무로 거듭나서떳떳하게 우정을 외치며 우뚝 서는 날 올까오늘도 두꺼운 절망을 얇게 저미고 있다※ 흰박태기나무 : 콩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중국 원산인 귀화식물이며 관상수로 심는다. 4월에.. 더보기
외풀의 사랑방정식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외풀의 사랑방정식한여름 대청마루에 앉아 참외를 깎아먹고 있는데마당 텃밭가에 꽃을 피운 외풀이 눈에 들어온다꽃이라기보다는 붉은 점 하나 찍었다고 해야 하는,그래서 예쁘다 못해 애처로워 보이는 외풀꽃이랑 같이 달려 있는, 삐죽이 삐져나온 톱니 같은,꽃보다도 더 작은 저 쬐끄만 열매가 어떻게커다란 참외와 닮았다는 건지 해독할 수 없지만왜 자꾸 눈길이 가는 걸까작고 보잘것없다고 깔보지 말라는 듯공중으로 콕콕 찔러대는 몸짓에하늘이 깜짝 놀라쏟아붓던 폭염을 거두고문득 가을을 품고 있는 오이씨주머니 툭 떨어뜨리면와르르 한꺼번에 쏟아지는 가을,커다랗게 발자국 찍으며 마중을 나가서가을 한 자락 팔짱끼고 돌아와환절기마다 감기 걸리지 않는 母草의 戀情을내 무릎에 앉힐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