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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6)

매화마름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매화마름


  볼 때마다 너는 늘 젖어 있다.

  언제 그렇게 젖었느냐고
  왜 그리 젖어 사느냐고 물으면,
  젖은 세상 젖은 땅에서 사는 목숨
  안 젖어 있으면 그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몸은 언제나 뽀송뽀송 말라 있다고 말한다.

  마른 땅에서 사는 이 있으면 젖은 땅에서 사는 이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마른 세상 마른 땅에 사는 생명이라도 마음속만은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좋은 세상이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얼굴은 매화를 닮지 않았느냐며 마음까지도 젖은 매화향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축축하게 젖어 질펀한 세상
  언제쯤에야 뽀송뽀송 예쁘게 마르겠냐고 물으면,
  그저 씨익 웃으며
  너무 메말라도 오히려 안 좋은 것이니
  매화향 맡으면서 촉촉이 마음이나 적셔보라 넌지시 권한다.

  그래 그렇고 말고,
  말라야 부드러운 것이 있고 젖어야 부드러운 것도 있는 것,
  지금껏 나도 메마르게 살아왔으니
  이제라도 촉촉하게 젖어 사는 것도 괜찮겠지, 꼭 그래야겠지.

  바싹 마른 봄가뭄 오후
  온몸 가득 달라붙는 먼지 씻어낼 작은 연못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선 길에서 반갑게 만난 얼굴
  늘 환하게 젖어 있는 네게서
  잊고 지냈던 새로운 세상살이
  촉촉한 웃음을 배운다.





※ 매화마름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늪이나 연못 또는 논에서 자생하는 수생식물이며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희귀식물이다. 줄기 속이 비어 있고, 마디에서 뿌리를 내린다. 잎은 어긋나는데 3~4회 갈라지고 갈래가 실 모양으로 짧은 엽초와 짧은 잎자루에 잔털이 있다. 4~5월에 흰색의 꽃이 잎과 마주나와 물 위로 올라온 꽃자루 끝에서 한 송이씩 핀다. 7~8월에 거꾸로 된 납작한 계란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뒷면에 단단한 털이 있으며 화탁(花托)에 모여 둥근 모양의 열매 덩이를 이루며 화탁에 짧은 털이 있다. 화탁과 열매와 턱잎에 처음부터 털이 없는 것을「민매화마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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