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포자낭]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생이가래
생이, 가래, 가라고 등 떠밀지 말어
물 위에 둥둥 떠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시답잖은 물풀
생이가래
그 어원을 캐내고 싶지 않아
근근이 부유하는 떠돌이로
아무리 길어야 한해살이 목숨
너의 뜻대로 채용되었다 해임되어야 하는 나의 생
생이, 가래,
이제 더 이상 해마다 갈아엎고 싶지 않어
슬픔을 아픔을 도무지 모른다는
저토록 해맑은 얼굴 환한 웃음으로
헤엄치고 있는 금붕어를 두고 어쩌라고,
이 거대한 어항 속 꽃세상
산소 불어넣어야 할 아름다운 일을 제쳐두고
가라면 가야 하는
생이, 갈애, 라는 가슴 아픈 해석
그만 엎질러버리고 싶어
물풀도 목이 말라 파랗게 봄을 타는 가뭄에
그저 일 없이 흐르는 세상아,
나같이 너도 좀 아파 보지 않을래?
※ 생이가래 : 생이가래과의 한해살이풀로 꽃이 피지 않고 포자(홀씨)를 날리는 양치식물이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부터 남부지방을 거쳐 중부지방에 이르기까지 원야지(原野地)의 논이나 도랑 또는 작은 연못과 개울가의 물 위에 둥둥 떠서 자생하는 수생식물이다. 대개 수면(水面) 전체를 덮어버릴 정도로 퍼진다. 잎은 3장씩 돌려나는데 2장은 마주나며 물 위에 뜨고, 1장은 물속에 잠긴다. 물 위에 뜨는 잎은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짧고 잎줄기 좌우에 깃 모양으로 배열한다. 물속에 잠기는 잎은 잘게 갈라져서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의 역할을 한다. 6월에 포자낭(胞子囊)을 형성하여 9월에 포자(홀씨)가 물속으로 퍼진다. 관상용으로 어항이나 수족관의 수초(水草)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