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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7)

둥근털제비꽃 핀다

▼ 꽃.



▼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둥근털제비꽃 핀다


당신의 겨울이 따뜻하고 짧아서일까
삼짇날은 까마득히 멀리서 아직 머뭇거리고 있는데
강남제비 벌써 돌아왔다

당신이 불러서 이리 빨리 왔을까

눈 녹은 언덕마다 포실포실 봄볕 내려와 반짝이는데
꽃샘추위 물러갔으니 곧 풀빛 푸르러 오르겠지

그러나 박꽃 앉을 초가지붕은 무너져 내린지 아주 오래
사방팔방 온통 시멘트 벽돌 담벼락뿐,
제비가 물고 온 박씨는 어디를 깔고 앉아야 온전한 뿌리
내릴 수 있을까

텃밭가 언덕 포근한 자리 골라 박씨를 심는
당신은 흥부,
콘크리트 바닥인들 어찌 뿌리 내리지 못하랴

봄이어도 아직은 바람이 차다

추워도 아랑곳없이 활활 타오르는 제비 사랑
이미 둥지는 당신 눈동자 속에서 똬리를 틀었고
당신을 바라보는 내 마당에서는
둥글둥글 제비꽃이 핀다

따뜻하게 구스다운패딩점퍼를 걸치고
하얀 모자 박꽃 피는 여름 달밤을 꿈꾸며
둥근털제비꽃 핀다


※ 둥근털제비꽃 :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둥글제비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전라북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경상북도부터 평안북도와 함경남도까지 중북부지방의 양지(陽地) 또는 반음지(半陰地)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자생한다. 키는 높이 8cm 또는 20cm까지 자라고, 잎은 심장형 또는 계란 모양의 심장형으로 끝이 뭉툭하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으며, 뿌리에서 잎이 나올 때는 고깔 모양으로 둥글게 말려 있다가 꽃이 핀 다음에는 펴지고, 열매가 익을 때는 잎의 길이가 2배로 늘어난다. 잎자루가 길지만 열매를 맺을 때쯤에는 2배로 더 늘어난다. 3~5월에 엷은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뿌리에서부터 여러 줄기의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하나의 작은 꽃이 달려 한쪽을 향하여 핀다. 제비꽃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가장 일찍 피는 편이다. 꽃받침조각은 긴 타원형 또는 좁은 계란형으로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부속체(附屬體)는 반원형(半圓形)으로서 짧고 꽃잎은 5개로 측열편(側裂片)에 다소 털이 있으며,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6~7월에 구형(球形)의 삭과(蒴果)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열매에 짧은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익으면 3갈래로 갈라져서 씨(종자)가 나온다. 씨(종자)는 옆으로 주름이 진다. 한방에서는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지핵도(地核桃)’라 하여 약재로 쓴다. 전초(全草)는 물론 열매에도 흰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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