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석잠풀
세 번의 잠을 자야만
누에가 고치를 만들 수 있듯이
일생을 살면서
아름다운 꽃 피우는
세 번의 기회는 온다는데
돌아보면
죽을 고비만 세 번을 넘기면서
꽃 피울 행운은 있었던가>
갑작스런 사고
겨우 목숨 건진 전신마비
생의 마지막 고비 넘긴 것인가
가을은 깊어 가는데
언제쯤 온전히 일어서서
찬란하게 불꽃 한 번 밝힐 수 있을까
아직 오지 않은 기회 남아 있을까
붙잡을 수는 있을까
이미 지나버린 것 아닐까
네모지게 꼿꼿이 허리 세우고
마디마디 층층으로 꽃 피우는 그대
멍하니 얼굴 바라보고 있지만,
검게 타는 가슴엔
툭 툭
낙엽이 떨어진다
※ 석잠풀 :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의 각처 산이나 들의 습한 곳에 자생한다. 줄기는 모가 지고 곧게 선다. 잎은 마주나는데 끝이 뾰족한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6~9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돌려붙거나 줄기 끝에 촘촘히 붙어 피는데 입술 모양으로 윗입술꽃잎은 둥글고, 아래 입술꽃잎은 3갈래로 갈라지며, 꽃잎 안쪽에 짙은 붉은색 반점이 있다. 9~10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종 모양의 꽃받침 안에 둥근 모양의 검은 색 씨가 들어 있다. 어린 싹은 식용하고, 한방에서「초석잠(草石蠶)」이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개석잠풀」에 비해 풀 전체에 털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