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시인협회

제48회 한국시인협회 정기총회와 제39회 협회상 시상식

 

 

 

  서기 2007년 3월 24일 오후 3시, 서울의 충무로 남산 밑에 자리한「문학의 집, 서울」에서 한국시인협회가 주관하는「제39회 한국시인협회상」과「제3회 젊은시인상」의 시상식과 아울러 제48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이날 행사는 회원 15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는데, ‘제39회 한국시인협회상’에는 한영옥 시인의 시집 <아늑한 얼굴>이 수상하였고, ‘제3회 젊은시인상’에는 박현수 시인의 시집 <위험한 독서>가 수상되었다.

  필자도 한국시인협회의 회원으로서 참석하여 함께 죽하해 주었으며, 시상식이 끝나자 곧바로 총회에 들어가 모든 현안문제와 안건을 토의하였으며, 화기애애한 가운데 모든 행사가 끝나고, 함께 준비된 만찬을 들며 삼삼오오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었다.

  만찬까지 끝나고도 헤어지기 섭섭한 정은 무리를 지어 인근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밤늦도록 자리를 함께하며 정을 이어 갔다.

  여기에 수상시인의 시집 표제작품을 함께 올린다.

 

  [제39회 한국시인협회상]

 

   아늑한 얼굴

   - N 시인에게


                한   영   옥

 

   너는 호미 한 자루 고요히 쥐고서

   수화기 앞으로 나오는 듯하다

   나의 어혈진 목소리 잘 풀려 흐르도록

   골을 내어주는 그 아늑한 얼굴이

   냇물처럼 흘러와 곁에서 다시 아늑하다

 

   내 목소리가 흐름의 끝으로 잘 가서 고이면

   너는 호미 자루를 왼손으로 옮기는 듯하다

   네 목소리의 자작나무 빛깔을 짜기 위해서

 

   너는 톡톡하게 조금씩 짜다가 간혹 멈춰서

   숨소리만 어렴풋이 들려주기도 한다

   호미 자루를 옮겨 쥐고 고랑을 살피는 것이다

 

   네 천성의 맑은 말(言)빛은 참 멀리도 온다

   한 이파리씩 짜서 조근조근 넘겨주는 네 목소리의

   자작나무 빛깔로 나는 몇 번인가 좋이

   싯누런 굴욕을 덮어 재웠을 것이다

 

   다시 네 바특한 목소리가 엷어진다

   붉은 어혈을 더 풀어주어야겠다고, 너는

   고랑을 더 깊고 넓게 파고 있는 듯하다

   구부리고 있을 너의 등이 참 멀리도 밝다.

 

 

 

   ※ 한영옥

      1950년 서울생, 성신여대, 성균관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73년「현대시학」에 <손님>,<뗏목의 귀향>,<여름의 물>로 등단

      시집으로「적극적인 마술의 노래」(1979),「처음을 위한 춤」(1992),

     「안개편지」(1997),「비천한 빠름이여」(2000),「아늑한 얼굴」(2006)

      1997 한국예술비평가협회상 수상

      2000 천상병시상 수상

      2002 최계락문학상 수상

      현재 성신여대 국문학과 교수.

 

 

[제3회 젊은시인상]


   위험한 독서


                박   현   수

 

   영원히

   制字 원리에 갇히지 않는 문자로

   가득한 책

   흔들리는 그림자로만 적힌

   희미한 구문들이

   끝없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책

   다른 이의

   지문이 잔뜩 묻은 서적에

   초연하던 예언자,

   그의 말처럼 모든 책은

   한 페이지의 표지에 불과하리니

   허락되지 않은 내용이여

   서지학은

   얼마나 헛된 학문일 것인가

   가장 가까이 있기에

   한 번 펼쳐

   보았다가 나는 결혼했다

   한 번도

   독파된 적이 없는 난해한 서적과

 

 

   ※ 박현수

      1966 경북 봉화생, 세종대, 서울대 대학원 졸업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세한도>로 등단

      시집으로「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위험한 독서」

      현재 경북대 국문학과 교수.

 

 

 

 ※ 맨 앞줄 맨 왼쪽에 필자가 보인다. 

 

 

  총회 안건 자료의 유인물을 살피고 있는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