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잎과 줄기]
[꽃]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층층잔대
어쩌면 좋아
끊어내야 할 인연줄
가닥가닥 얽혔는데,
오늘 또 연을 맺었으니
어쩌면 좋아
해소기침 골골 가래 끓는 세상
답답한 가슴 속
바람 불러 시원하게 씻겨줄 공덕 없으니
더는 인연 만들지 말라며
날마다 종을 매달아 층층이 탑 쌓고
고요한 울음으로
후려치는 그대여
어쩌면 좋아
풀어내지 못하는 인연이어도
꽃향 맡으면,
따가운 죽비소리 아스라이 멀어지고
소지공양 밤새운 발원
스르스르 풀리고 마는, 그 쾌감
어쩌면 좋아
언제 어디서나 웃어주는 얼굴
다가가면 꽃송이마다 술잔 되는 것을
인연 끊어내기보다
엎어진 잔대 바로 들어
주거니 받거니 즐기고 싶어지는 것을
어쩌면 좋아
뒤집어진 세상
그리 살다보면, 살아내다 보면,
그윽이 여린 향 품은 꽃
피어나는 것을
어쩌면 좋아
바람 한 점 없어도
너처럼 풍경으로 울게 되는 것을
※ 층층잔대 : 도라지(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돌려나는데 긴 타원형 또는 둥근 타원형으로 거친 톱니가 있다. 7~9월에 연보라의 꽃이 종 모양으로 피는데, 줄기의 마디에 층층으로 돌려붙고, 암술대가 화관 밖으로 나온다. 10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뿌리를 식용하고, 한방에서「사삼(沙蔘)」이라 하여 뿌리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