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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4)

상사화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상사화


부둥켜 껴안는 것만이 사랑은 아닙니다.
그저 말없이 바라보며
멀리 있어 더 아름다운 거라고
참으며 견디어내는 것도 사랑입니다.
오늘 또 그대를 보냅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알면서도
이렇게 떠나보내는 것은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렵고 힘들기에,
늙어가는 오늘도 이별을 되풀이합니다.
오래전 젊은 날부터 여러 번 이별을 나누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아픔이 옹이로 박힐 때
말라붙은 상처 딱지 위에서 꽃이 핍니다.
꽃은 별이 되고
찬연한 반짝임이 그대의 눈동자에 들어
눈물을 글썽이게 합니다.
몸서리치게 그리워져
날카롭게 외로움이 온몸 찌를 때는
닿을 수 없는 그대의 심장을 향해
잎 끝에서 번득이는 칼날을 세웁니다.
곁에서 손잡아 보듬어주는 것만이 사랑은 아닙니다.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늘 마음자리에 들어와
아리고 쓰린 구석구석 후벼내는
눈물도 사랑입니다.
사랑도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내는 일
이젠 두렵지 않습니다.
서럽지도 않습니다.





※ 상사화 :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각처에서 자생한다. 비늘줄기는 둥글며, 바깥 껍질은 검은 갈색이고 수염뿌리가 난다. 잎은 밑동에서 모여 나오는데 연한 녹색으로 넓은 선형이며, 끝이 뭉툭하다. 꽃피기 전에 잎이 나오고, 6월에 잎이 말라죽고 난 후에 꽃대가 올라와 8월에 분홍 또는 연보라의 꽃이 꽃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붙어 한쪽을 향해서 핀다. 10월에 세모진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3개의 골이 패여 있다. 한방에서「녹총(鹿葱)」이라 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 한 줄기에서 나오는 꽃과 잎이 영원히 서로 보지 못하고 그리워하기만 한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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