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인지, 사화집 목록

물소리詩낭송회 사화집 제2집「한 순간 환한 웃음으로 당신 앞에 서 있기 위해」

 

 


〇 동인지명 : 물소리詩낭송회 사화집 제2집
〇 제목 : 한 순간 환한 웃음으로 당신 앞에 서 있기 위해
〇 지은이 : 물소리詩낭송회
〇 출판사 : 도서출판 영하
〇 발간일 : 1995. 12. 31

------------------------------------------------------------

[내용]
<발문(跋文)>

 

들꽃의 소중함


  사화집「물소리」가 다시 얼굴을 내어보인다. 지난해 첫 선에 이은 두 번째 경사다.「물소리」동인을 만든 지는 3년 째, 짧은 기간이었지만 회원수도 늘었고 작품도 변모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윤기가 도는 느낌이다.
  詩를 향한 따뜻한 애정이 이제는 열정으로 바뀌는 듯해 옆에서 지켜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詩는 내면을 태우는 불꽃이다. 그러나 불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것을 영혼의 음악으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영혼의 음악 속에는 바다와 땅 허공을 포함한 우주가 깃들어야 한다. 우주를 유영하듯 대자유를 향한 흐느낌과 몸부림이 별처럼 영롱히 빛을 바라며 엉겼을 때 감동이 오는 것이다. 詩예술의 본령은 어쩌면 그리로 향하는 애틋한 길인지 모를 일이다.
  아니, 그보다는 길이어야 한다. 물론 삶의 애환과 아픔과 희열을 언어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속에 번득이는 눈초리가 없다면 이 또한 얼마나 답답한 노릇이겠는가?
  사화집「물소리」는 앞으로 제3, 제4로 이어져 나갈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마음 여며 두어야 할 일은 좀더 오붓한 가운데서 금강석보다 단단한 詩의 그릇을 구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시대는 불확실성을 넘어 날이 갈수록 어려움을 더해가고 수많은 가화(假花)가 나부끼고 있다. 어떤 측면으로 바라보면 가화(假花) 쪼가리가 판을 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산모롱이를 따라 핀 작지만 함초롬한 들꽃이 소중한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런 들꽃 향기일수록 오래 멀리 가는 것이다.

 

1995년 12월
물소리詩낭송회 상임시인
東老 이성선
厚山 최명길


----------------------------------------------------------------------------------------------

|차|례|

 

발문(跋文) / 10

최 숙 자 / 17
회상/떠나는 계절 장미 한 송이/별/청초호 물새/날지 못하는 새/봄/월출/민들레/초승달 • 1/산


정 희 섭 / 29
지리산의 새벽/벽

이 용 구 / 35
작은 나무

이 선 국 / 39
이 가을을 쉬려무나/김형에게/건봉령 가는 길/여름 후렴/5일 장날 하루/바다 Ⅷ/봄을 대하고

이 상 호 / 51
바다/단풍 사냥/가을 풍경/겨울 손님/

송 현 정 / 57
길—역에서/길—빗속에서/십일월 풍경/겨울 바다/일상 속에서/해빙기의 오후/가을 무늬

백 봉 현 / 67
詩를 쓰며/달맞이꽃

방 순 미 / 71
프로를 위하여/부레를 꿈꾸며/청초호/뚝/주름 세우기/마지막 1호선에서/고백

박 응 남 / 81
어디서 들려오나/반 평의 자리 • 1/반 평의 자리 • 2/ 6월의 오후/파도/거울을 보다가

박 갑 수 / 89
또 하나의 자연을 만드는 작업일기

김 승 기 / 93
달팽이/섬/해안선/지구의 꽃—나의 이름은 지구/목화/감자꽃/코스모스를 위하여/아카시아꽃/잔디/나팔꽃

동인주소록 / 105

 

<가나다 역순>


------------------------------------------------------------

[김승기]
● 시작 메모
  산다는 것이 점점 힘이 든다. 매일 계속되는 절망과 한숨 속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 또 다시 절망한다.
  이럴 때 나에게 詩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문득 머리카락이 쭈뼛 세워진다. 그래, 써야지.
  절망할수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노래를 불러야지 다짐하며 오늘도 늦은 밤에 홀로 앉아서 詩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