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사화집명 : 황금찬 시인 시비(詩碑) 제막 기념 시집
〇 제목 : 별과 고기 그리고 고향
〇 지은이 : 황금찬을 사랑하는 사람들
〇 출판사 : 도서출판 오감도
〇 발간일 : 200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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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발간사 / 시인정신 주간 양재일 … 3
◆ [축사] 詩가 하늘의 별이 되기를 / 양양군수 이진호 … 4
황금찬 / 나 섬으로 가리라 외4편 … 9
이생진 / 꽃과 사랑 외1편 … 15
김지향 / 소나무 아래서 외1편 … 17
정대구 / 미친 벚꽃 외1편 … 20
윤강로 / 숲의 어둠 외1편 … 22
황도제 / 크림 치즈 외1편 … 24
신봉승 / 춘설(春雪) 외1편 … 27
박유석 / 그렇게 이 봄이 가는구나 외1편 … 30
조규영 / 소양강다리 외1편 … 32
박명자 / 은유로 가득한 호수 외1편 … 34
이충희 / 헐거운 몸 외1편 … 36
이구재 / 휘파람 부는 소나무 외1편 … 38
남진원 / 미나리 외1편 … 41
김양수 / 분재 외1편 … 43
권정남 / 고랭지 채소를 심는 여인 … 45
김일남 / 무거운 귀환—어부일기 • 31 … 46
정민시 / 파도 … 47
김학주 / 여보게 친구 … 48
전용찬 / 꿈꾸는 삶 … 50
피기춘 / 벚꽃 향기 … 52
박복금 / 봄 산에서 신들린 바람 만나다 … 53
공계열 / 강의 노래 … 54
김명선 / 5월이 오네 … 56
신금자 / 꽃샘바람 … 58
주재남 / 경포대 벚꽃 … 59
홍성희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60
박응남 / 양양 장터에로 … 61
최종한 / 폐허의 남대천 … 63
김혜정 / 당신께서는 … 65
신국현 / 양양에 뜬 달 … 66
최금녀 / 특별한 행복 … 68
홍금자 / 유년의 우물 외1편 … 69
박용준 / 하늘 외1편 … 71
전길자 / 양지꽃 외1편 … 74
김승기 / 패랭이꽃 외1편 … 76
최숙경 / 통일로 외1편 … 80
박찬옥 / 오늘도 행복하고 싶다 외1편 … 82
강흠경 / 詩의 노래 외1편 … 86
권오순 / 문배마을 가는 길 외1편 … 89
김지태 / 벚꽃 피어지고 외1편 … 92
김문중 / 아픈 사랑 외1편 … 94
이애진 / 음성 외1편 … 96
최명주 / 꽃마중 외1편 … 99
이양임 / 얼레지꽃 외1편 … 101
정소현 / 기도의 씨앗 외1편 … 105
우재정 / 신철원 외1편 … 108
안초운 / 어머니 외1편 … 111
황순남 / 들풀과 휴식 외1편 … 113
서명근 / 소풍 외1편 … 116
이경자 / 공존 외1편 … 120
이경주 / 바람 속에는 외1편 … 123
박부덕 / 봄밤 외1편 … 125
남주희 / 화려한 외출 외1편 … 128
이재헌 / 화톳불 … 130
◆ 불멸의 시혼과 따듯한 감성 / 엄창섭 …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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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미당 서정주 선생께서 작고하시고 4일째 되던 날,《시인정신》문학상 행사를 마치고 선생의 빈소를 찾았다. 상주도 없는 빈소엔 나라에서 준 훈장과 단 세 사람의 조문객이 덩그러니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유족에게 그 훈장은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때 내 눈에 비친 그 훈장은 볼품없는 깡통 조각에 불과했다.
그 때 나는 유족들에게 위안이 되는 일보다 살아계실 때 시비(詩碑)라도 세워서 대시인에게 작은 행복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것이 내가 황금찬 선생님의 시비(詩碑)를 당신의 고향 땅에 세워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그런데 제자도 아닌 내가 왜 선생님의 시비(詩碑)를 세워야겠다고 결심했을까? 그 이유는 선생님의 겸손함 때문이다. 겸손이야말로 시인이나 예술가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이고 그 덕목을 몸소 실천하신 이 세상 누구보다도 존경하기에 감히 시비(詩碑)를 세우게 되었다.
부디 건강하시고 더 많은 가르침을 주실 것을 바라고 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2004년 5월 15일
시인정신 주간
양 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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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詩가 하늘의 별이 되기를
병풍처럼 둘러선 천혜의 절경 설악이 높고 출렁이는 동해가 깊어 송이와 연어, 일출의 고장으로 알려진 우리 지역에 태어나셔서 한국문단의 큰 흐름을 같이하시며, 서정시의 거장이 되신 황금찬 시인의 시비(詩碑) 건립과 함께 이렇게 기념시집을 발간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황금찬 시인께서는 일찍이「청포도」동인을 결성해 활동하신 이래 평생을 일관한 창작열로 가슴을 울리는 수많은 詩를 발표하시어,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발전에 커다란 획을 그으셨습니다.
또한 오래도록「해변시인학교」를 이끄시며 대중에게 詩를 알리고, 詩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詩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문학의 저변을 넓혀오셨습니다. '동해안 시인'이라 불리는 것은 이렇게 황금찬 시인께서 보이신 詩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세상 사람들이 알고 즐겨 부르는 별칭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폭포수처럼 쏟아내신 진실하고 정감어린 표현의 많은 詩들을 볼 때 시인께서는 고향에서 얻으신 문학적 자양분이 결코 적지 않았음을 느끼게 합니다.
시인의 고향은 설악과 동해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곳곳에 조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참 많이도 그려놓았습니다. 낙산의 일출, 오색과 한계령, 남대천의 연어, 하조대에 이르기까지 자연 자체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詩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문학적 토양이 황금찬 시인의 詩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누구나 자라면서 통과의례처럼 詩에 대한 애틋한 짝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저도 사춘기를 겪으며 밤을 새워 시집을 읽고 습작을 해보던 기억이 아련합니다만, 이런 詩에 대한 추억과 열정을 오늘 되살리는 것은 어쩌면 시인에게 내려진 숙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참 어렵다는 말을 많이도 합니다. 그러나 한 편의 詩를 읽으며 지나쳐 온 것들에 대해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얻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더 쉽고 밝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 시집에 담겨진 아름다운 보석들이 시집을 뚫고 나와 하늘의 별이 되는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詩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시인께서 소망하시는 세상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황금찬 시인의 시비(詩碑) 건립에 따른 기념시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5월
양양군수 이 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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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시혼(詩魂)과 따뜻한 감성
— 황금찬 시인의 시비(詩碑) 건립을 축하하며
우리의 일상적 삶에 있어 특정한 인물과의 만남은 운명적일 수도 있다. 바로 그 같은 사례가 한국시단을 상징하는 강원도 양양(현 속초) 출신의 원로시인 황금찬의 50년 문학인생을 기리는 작은 행사의 결과물로 이행된 보기일 것이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념하는 시비(詩碑)가 5월 15일 스승의 날을 기해 양양군 현지에서 신봉승 예술원 회원을 비롯한 전국의 문인 다수와 지역행정을 책임진 지역의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서 제막된다.
따뜻한 감성으로 생명의 불꽃을 눈부시게 꽃 피운 원로시인을 존경하는 전국의 후배문인들에 의해 이날 제막되는 황금찬 시인의 시비(詩碑)는, 양양군 낙산도립공원 안내소 옆 잔디밭에 세워진다. 그간 시비(詩碑) 건립을 추진해온 계간《시인정신》의 양재일 주간은, "양양군(이진호 군수), 양양문화원, 양양문인협회 등의 협조로 뜻 깊은 창간 6주년 사업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금번 이 시비(詩碑)의 건립은 이경주, 우재정 시인과 신정자 씨의 기금 협찬에 힘을 얻어 전국의 문인들이 동참하여준 결과이다.
87세의 노구(老軀)임에도 생명 외경의 의식과 경건한 기독교 신앙으로 詩에 대한 열정을 쏟으며 시작(詩作)에 몰두하고 있는 황금찬 시인은, "생전에 시비(詩碑)를 세우는 것이 적절치 못해 사양했으나, 고향을 위해 수락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위의 강권에 응했다. 양양군 도천면 논산리 45번지 낡은 초가집의 하늘에 떠 있던 별과 바다의 추억을 담아낸 <별과 고기>를 시비(詩碑)에 새길 작품으로 선정해 순수문학 계간지인《시인정신》에 넘겼다."라며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술회하기도 하였다.
미적 주권의 확립과 따뜻한 감성의 시인으로 한국의 현대시단에서 활기찬 생명감으로 이 땅의 젊은 시인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금찬 시인은, 1950년대 강릉사범학교와 지금의 강릉농공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를 역임했으며 영동지역 문학 활성화와 문인 배출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젊은 한때 강원도 최초의 동인지격인「청포도」를 1951년에 결성하여 최인희, 이인수, 김유진, 함혜련 등과 활동하는 한편, 그는 1953년《문예》지와《현대문학》을 통해 교직에 몸담으며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는《5월의 나무》,《오르페우스의 편지》,《행복을 파는 가게》등 32권의 창작시집과《행복과 불행 사이》를 비롯한 21권의 수필집을 간행한 바 있다. 수상으로는 '월탄문학상', '한국기독교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한국현대시단에서 "팔순 소년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는 다산(多産)의 황금찬 시인은, 영원한 바닷가 소년의 꿈을 詩로 승화시키며 젊은 시절 영동지역의 문학청년들과 함께 천년의 푸른 생명감으로 맑고 확 트인 '동해안의 시적 영토'를 열어놓는 역할을 충실하게 담당하였다. 이후 상경하여 동성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도 오랜 날, 해변시인학교 교장을 맡으며 문학도들에게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시심을 맑게 틔워주는 일에 열중한 내면의식은 기실 고향을 사랑하는 심적 발로에 기인한 것이다.
"요즘 詩들은 주제나 소재가 너무 기계적이고 일상적이다. 詩의 맛과 신비는 현실과 좀 동떨어져 있을 때 나오는 것인데, 나는 아직도 순수 자연물을 통해 꿈과 신비를 엿보고 싶다."는 시관(詩觀)에 입각해 시작(詩作)에 몰두하는 황금찬 시인이기에 자연과 낭만과 희망과 설렘을 향한 그의 시심은 결코 노쇠(老衰)할 수 없는 것이다. 근간 그의 詩 <조가비의 침실>에서 내면의 의식을 흔들어 깨운 '바다, 별, 조가비, 호수, 물새, 달, 들국화' 등의 다양한 자연적인 대상을 소재로 내세우며 가을 연인을 노래하고 있는 그만의 담백한 시격(詩格)은 바로 ‘세속과 무명의 세월에 찌들지 않은 바다와 호수를 돌려주면서, 가을 그 영원한 설렘의 고향 같은 양상을 영혼이 피폐한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잠언(箴言)이며 계시(啓示)일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소박한 기대라면, 관동팔경의 명승인 낙산의 의상대를 찾는 이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의 실체인 황금찬 시인의 시비(詩碑)가 조선조의 문인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과 함께 눈부신 시적 영토를 가꾸어 줄 것과 고향과 모성을 상실한 탈진한 현대인들의 영혼에 불멸의 시혼(詩魂)으로 영원히 자리해 달라는 것이다.
※ 2004. 5. 3일자《강릉신문》의 '강릉 시론'에 게재된 글임.
2004년 5월
엄 창 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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