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 시집 (5)

고추나물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고추나물


  청양고추축제에 가서 보았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에는 그리 맵지 않지만 가루를 많이 내어주는 크고 굵은 호고추와 작지만 아주 매운 청양고추가 대표적인 고추라고 생각했었다.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청양고추는 그 얼마나 매운가. 한때는 청양고추가 제일 매운 걸로 알다가, 언젠가 동남아 여행 때 태국에서 먹어본 아주 작고 동글동글한 월남고추가 청양고추보다도 몇 배나 더 매워 혼이 난 뒤로 가장 매운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추 품종 전시장에 진열된 세계 각국의 여러 고추들을 보면서,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고추는 청양고추도 월남고추도 아닌 러시아산이고, 두 번째로 매운 고추는 브라질산이라는 걸 알았다. 빨갛게 익는 러시아산 고추는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길게 생겼으나 구불구불 휘어져 있었고, 브라질산 고추는 꽈리처럼 크고 둥글면서 울퉁불퉁 노랗게 익는다는 것을 청양에서 열리는 고추 축제에서 보았다.

  식용고추만 있는 게 아니라 화초고추도 있으며, 빨갛게 익는 고추만 있는 게 아니라 노랗게도 하얗게도 익으며 보라색으로도 익는 고추가 있고, 하얀 꽃만 피는 게 아니라 보라색으로도 핀다는 것을. 모양도 가지가지여서 콩알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것, 꽈리처럼 크고 울퉁불퉁한 것,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길게 구불구불한 것도 있다는 것을.

  자연이란 사람의 생각으로는 짐작조차 못하는 신비의 나라, 산에 들에 흔하게 피는 고추나물을 보며 왜 그런 이름으로 노랗게 꽃이 피느냐고, 고추를 닮은 것도 아니면서 단지 빨간 열매가 둥글다고 아니면 매운 맛 난다고 그리 이름 지었을까, 더는 사연을 묻지 않기로 했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피부색도 다르고 얼굴도 다르고 말도 다르고 성격도 취향도 다른 모두가 함께 어울려야 아름다운 세상,
  용서와 화해, 뭐 다를 게 있으며 뭐가 어려울 것 있겠는가. 사람 사는 세상살이 지나고 보면 모두 거기서 거기, 지내고 보면 다 한 통속인 걸, 왜 그리 아웅다웅했을까. 아무리 원수진 일 있더라도 신이 아닌 우리 사람이 풀지 못할 뭐가 있을까.
  사람에게도 동명이인이 있듯 자연이라고 다를까, 고추나무도 있고 주름잎을 달리 또 고추풀이라고 불러주는 자연, 그렇게 그냥 있는 대로 바라보기로 했다.




※ 고추나물 : 물레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 산과 들의 습지 또는 논두렁 밭두렁에 자생한다. 줄기는 둥글고 곧게 서며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는데 끝이 둔한 피침형으로 줄기를 감싸고 잎의 표면에 검은색의 작은 반점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7~8월에 노란색의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서 하늘을 보고 핀다. 10월에 계란 모양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어린순을 식용하고, 한방에서「소연교(小連翹)」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빨간 열매가 고추 모양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야생화 시집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땅빈대의 가을  (0) 2011.09.29
애기나리  (0) 2011.09.24
산용담  (0) 2011.09.17
팥꽃나무  (0) 2011.09.15
꿩의다리  (0) 201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