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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5)

순비기나무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순비기나무


추우나 더우나 다들 한결같이 하늘 향해 키를 세우지만,
나는 오히려 몸을 낮추고 납작 엎드려 바닥을 긴다
제 몸뚱이 하나 똑바로 세우지 못한다고 비웃지 마라
어차피 높이 솟아오르지도 못하는, 작달막한 키
땅바닥 좀 긴다고 어떠랴
그렇다고 자존심마저 없는 건 아니다
뻘밭 진펄 소금물에도 얼룩 한 점 물들지 않는
향그러운 나뭇가지
넓은 이파리
날씨 추워 험궂다고 함부로 떨구지 않는다

한여름 펄펄 끓는 찜통의 모래사장 한복판
뭍으로 뭍으로 다들 시원스레 팔을 뻗지만,
달아오르는 신열의 맨 밑바닥에서
나는 오히려 바다를 향해 뜨거운 소금밭을 넘는다
아픔이 뜨거울수록 더 푸르게 꽃 피우는 열정
매운 열매로 검게 익을 때까지
옆으로 옆으로 길고 길게 벋어나가며 열심히 아프게
모래땅을 비비고
자갈밭을 비비고
바위틈을 비비리라





※ 순비기나무 : 마편초과의 상록성 관목으로「만형자나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비롯하여 중부이남지역 서해안과 남해안의 육지와 섬의 바닷가 모래땅에 자생한다. 줄기는 눕거나 비스듬히 자라면서 바닷가 모래땅이나 돌틈 자갈밭 또는 바위 위를 길게 벋으며 퍼져나간다. 전체에 회색빛이 나는 흰색의 잔털이 퍼져 나며, 작은 가지는 네모지고 흰색 털이 많이 나있어 분백색을 띤다. 가지와 잎에 향기가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두껍고, 잎자루가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의 표면에 잔털이 많이 나있어 회백색이 돌며, 뒷면은 은백색이다. 7~9월에 벽자색(璧紫色) 또는 청보라의 꽃이 입술 모양으로 가지 끝에 모여피고,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검은 자주색 또는 흑갈색으로 익는데 매운 맛이 난다. 잎과 가지는 목욕용 향료로 쓰고, 한방에서「만형자(蔓荊子)」라 하여 열매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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