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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6)

비수리 꽃 필 무렵

 

한국의 야생화 시집 (6) [그냥 꽃이면 된다]




비수리 꽃 필 무렵


폭염 열대야를 빗질로 쓸어놓은 아침 마당
후드득 여우비 지나가더니,
빗방울 떨어진 자리마다
푸석푸석했던 흙 풀풀 일어나며
불그레발그레 꽃이 핀다
어릴 때 일찍 죽은 아우의 얼굴에 피던
그 열꽃이 핀다

편히 떠나보내지 못했던
단 한 번도 꿈에 보이지 않아 까맣게 잊고 지냈던 아우
지금쯤 어느 별에서 꽃으로 빛나고 있을까
밤하늘 바라보아도 찾을 수 없는데,
여름 오고
가뭄으로 푸석푸석해진 내 가슴에
열꽃 흩뿌리며 여우비 지나가면
온몸 여기저기 불쑥불쑥 비수리 꽃 피는 소리
몸살을 앓는
반갑게 기쁘게 겪어야 하는 또 하나 슬픈 나의 숙명
한 번도 거른 적 없다





※ 비수리 :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과 길가에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는데 3장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다. 작은잎은 긴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끝이 오목하게 들어가고 넓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8~9월에 황백색 또는 연분홍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모여 피는데 기판(旗瓣) 가운데에 자주색의 줄무늬가 있다. 9~10월에 둥근 열매가 암갈색으로 익는데 한 개의 씨가 들어 있다. 전초(全草)를 마당을 쓰는 비와 가축의 사료로 쓰고 효소(酵素)를 담가 식용하며, 한방에서「야관문(夜關門)」이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짙붉은 홍자색의 꽃이 피는 것을「꽃비수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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