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약난초를 찾아서
이번이 처음 아닌데요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설 때마다 갑작스레
재채기와 함께 줄줄 흐르는 콧물, 분명 여름독감은 아닌데요
이빨 뾰족 가시 돋친 바람이 자꾸 독을 퍼뜨려요
당신은 당신대로 앓고 나는 나대로 앓는, 바이러스
우릴 물고 놓아주질 않네요
곁에 있어도 언제나 그립고
떨어져 멀리 있으면 더 깊어지는, 그리움이 병 되었다네요
수십 수백 번 백신 접종을 해도
끝끝내 면역력 항체 만들어지지 않는 고질병이라네요
약난초를 만나면 다잡을 치료제 얻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멀다 해도 해마다 찾아가 만나야겠어요
한 사나흘 눈물로 부둥켜안았다가 다시 헤어져야 하는
남북이산가족상봉 같은 만남이 될지라도요
※ 약난초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북 내장산, 지리산, 전남 조계산, 두륜산, 완도, 보길도, 거제도, 제주도 한라산 등 주로 남부지역 해안 또는 도서(島嶼)의 낙엽이 두텁게 쌓이고 습기가 있으며 반그늘진 낙엽수림의 숲속에 드물게 자생하는 야생란으로 희귀식물이다. 가짜비늘줄기는 계란 모양의 원형으로 땅속으로 얕게 들어가며 염주같이 이어진다. 잎은 가을에 1~2개가 비늘줄기 끝에서 나와 월동하고 겨울이 지나면 서서히 말라 꽃이 필 때는 없어진다. 잎몸은 긴 타원형으로 3개의 맥(脈)이 있으며 밑부분이 좁아져서 잎자루와 연결된다. 5~6월에 말라가는 잎의 옆에서 꽃줄기가 나와 곧추 자라고 그 끝에 15~20개의 연한 자줏빛이 도는 갈색의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밑을 향해 달리며 핀다. 꽃받침 조각과 곁꽃잎은 선상(線狀) 피침형이고 입술꽃잎은 윗부분이 3개로 갈라진다. 8~9월에 열매자루가 없는 타원형의 삭과 열매가 밑을 향해 달리며 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 6~7월에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채취한 뿌리를 ‘산자고(山慈姑)’라 하여 약재로 쓴다. 9월경에 새로운 잎이 나와 상록(常綠)의 상태로 월동(越冬)하고 5월경에 잎이 말라죽은 후에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일본, 타이완, 중국, 히말라야 등에도 분포한다. 유사종으로 ‘두잎약난초’가 있는데, 옅은 황갈색의 꽃이 10개 정도이며 입술꽃잎의 가운데 갈래가 휘어지고 꽃술대에 홈이 깊게 파여 있는 것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