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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7)

손녀와 흰광대나물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손녀와 흰광대나물

 

 

며칠째 계속 되는 폭설(暴雪)에도 아랑곳없이 눈사람을 만들며

함박웃음 짓던 여섯 살 손녀의 설국(雪國)

 

입춘 지나며 녹아내리는 눈사람 쓰다듬고 우는 눈동자 속에서

바이칼호수 앙가라강의 맑은 물이 흘러내려요

 

환한 햇살 따라 남방바람 부는 사월의 뜨락에

광대나물 따라 하얗게 꽃이 피면

 

“어머! 여기 눈사람 요정이 꽃으로 왔어요!”

화들짝 놀라 똥그래진 손녀 눈동자에도 꽃이 피네요

 

“근데, 꽃이 토끼처럼 생겼어요! 토끼 키우고 싶어요!”

깜찍한 애원이 사랑스러워 생일에 선물한 하얀 토끼 두 마리,

 

토끼 눈동자에도 눈사람 요정이 들어있다며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강아지보다도 더 애지중지

 

온몸 껴안고 쓰다듬고 볼 비비고

텃밭을 들락날락 온갖 푸성귀 뜯어다 먹여주네요

 

다 같이 마당을 뛰놀고 그렇게 봄여름가을 보내면서

다시 눈사람 만드는 겨울을 함께 기다리겠대요

 

 

 

※ 흰광대나물 : 꿀풀과의 두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국 각처의 양지바른 밭둑이나 길가에 자생한다. 키는 높이 30cm까지 자라고 줄기는 네모지며 밑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 뭉쳐나고 원줄기는 가늘며 자주빛이 돈다. 잎은 마주나는데 아래쪽 잎은 원형으로 잎자루가 길고 위쪽 잎은 잎자루가 없고 반원형으로 양쪽에서 줄기를 완전히 둘러싼다. 3~5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송이의 꽃이 나와 돌려나기로 핀 것처럼 보인다. 보통 이른 봄에 꽃이 피지만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철인 11~2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잔털이 있으며, 꽃부리는 통(筒)이 길고 위쪽에서 갈라진다. 아랫입술꽃잎은 3개로 갈라지고 윗입술꽃잎은 앞으로 약간 굽으며 바깥면에 잔털이 있다. 수술은 2개이며 흔히 폐쇄화(닫힌꽃)이 생긴다. 7~8월에 계란형 소견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전체에 흰 반점(斑點)이 있다. 한방에서는 전초(全草)를 ‘보개초(寶蓋草)’라 하여 약재로 쓴다. 자주색의 꽃이 피는 ‘광대나물’과 달리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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