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변산바람꽃
무엇을
구름이라
바람이라 했는가
높은 산
눈 비 맞으며
홀로 선
구름, 바람인 것을
늘 함께하고자 손짓하였거늘
저만치 비켜서서 고개 돌리며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너는
자꾸만 무엇이 되라 하느뇨
구름이 되고
바람 되어도
꽃 피울 수 있음을 아직 모르는 너는
얼어붙은 지구를 녹일 수 있는
심장을 가지지 못하고
다만 그 정이 어디에 있더냐
의심만 하느뇨
아, 구름이고 바람이면 그뿐인 걸
향기를 터뜨리는
내 죄가 더 무거웁구나
※ 변산바람꽃 :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한라산, 거제도, 강원도 설악산, 경기도 안양 수리산, 풍도, 마이산, 변산 지방의 낙엽수림 가장자리에 자생한다. 덩이줄기는 둥글고, 뿌리에서 나온 잎은 오각형의 둥근 모양이며, 깃꼴로 갈라져 선형을 이룬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두 장으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2~4월에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나온 꽃자루에 한 송이씩 피는데, 꽃잎은 다섯 장으로 꽃자루에 가는 털이 있고, 꽃받침은 흰색이며, 꽃밥은 담자색이다. 꽃줄기 끝에 달리는 잎처럼 생긴 총포는 여러 개가 돌려나며 가늘게 갈라진다. 7~9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이른 봄 쌓여 있는 눈과 얼음을 뚫고 나와서 꽃이 피는데, 맨 처음 변산에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