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질경이
하늘이 보여
머리 위에서 스치던
숱한 발자국
긴 시간 짓누르는 멍에로만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피워 올린 꽃
늘 향기 없는 붓이라고
보이지도 않는 하늘 쳐다보며
어떻게 하면 그릴 수 있을까
까맣게 씨만 열심히 영글어 왔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하늘이
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그림이 되고
음악도 되는 것을
가슴 가득 안아보게 되다니
이젠 그릴 수 있겠어
온몸에 들어와 차 있는 하늘이
향그러운 물감으로 출렁이고 있는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화인지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겠어
앞으론 땅 밑도 보아야지
얼마만큼 뿌리를 늘일 수 있는지
아, 하늘이 보여
※ 질경이 : 질경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과 길가에 자생한다. 원줄기는 없고, 잎은 넓은 계란형으로 가장자리는 물결처럼 주름이 지며 밑동에서 모여난다. 6~8월에 꽃줄기 끝에 녹색의 꽃이삭이 달리며 흰색의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가 방추형으로 익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한방에서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차전초(車前草)」라 하고, 종자(씨)를「차전자(車前子)」라 하여 약재로 쓴다. 번식력과 생명력이 대단히 강한 식물이다. 잎에 흰 얼룩무늬가 있는 것을「얼룩질경이」라 한다. 길바닥에서 자라면서 발에 밟히고 차에 눌리면서도 잘 견디는 생명력이 강한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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