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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3)

수선화 피던 날

[새싹]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수선화 피던 날


집 옆
텃밭가의 수선화
처음으로 진노랑 웃음 머금던 날
제비 돌아왔네

처마밑 빈 둥지 세 개
겨울 내내 가슴 시렸는데,
가운데 둥지의 제비
웃음꽃을 피웠네

수선화
여러 송이 꽃망울 맺혔으니
곧 다른 둥지의 제비도 오겠지

동쪽 처마끝
부엌 현관문 위의 둥지
제비는 언제쯤 돌아오려나
돌아오기는 하려나
기다려지네

지난해 칠월
모든 제비들 새끼 길러 둥지 비웠는데
동쪽의 그 둥지
뒤늦게 알 품어 기르다가
어린 새끼 두 마리 떨어져 죽고
상심한 어미제비
홀로 남은 자식마저도 돌보지 않아 잃어버리고
자식농사 실패하여 떠났다면서
무슨 일 있으려나, 걱정했다는 어머니 말씀

결국은 우리 집 종손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불수로 고향 찾아 왔다며
붙잡고 통곡하시던 어머니,
다시 그 제비 걱정으로 눈시울 적시네

겨우내 잠인 듯 꿈인 듯 보내고
가까스로 일어나
고운 햇살 가슴 뛰어 나와 본 뜨락
수선화 한 송이
함박웃음 터뜨렸네
제비도 돌아왔네

“네 둥지 무사히 잘 있다”며
돌아온 제비 제일 먼저 반기는
어머니 얼굴에도 보름달로 뜨는 미소
수선화 꽃이네

수선화 피던 날
제비 돌아오고
내 몸에도 싱그러운 피돌기 시작하며
웃음꽃 멍울지네





※ 수선화 :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지중해 연안의 원산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거문도 등 남부지방의 다도해 섬 바닷가에서 자생하며 일찍 꽃을 피우고, 그 외의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서는 관상초로 심으며 원예농가에서 재배도 하는 귀화식물이다. 뿌리줄기는 둥글고, 껍질은 검은색이다. 잎은 가을에 자라는데 두꺼우며, 끝이 둥글고 녹백색을 띤다. 자생지와 남부지방에서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노랑 또는 흰색 바탕에 황색의 부화관이 달린 꽃이 피고, 5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지만 결실은 잘 되지 않는다. 씨는 흰색이다. 한방에서「수선화(水仙花)」라 하여 뿌리줄기와 꽃을 약재로 쓴다. 중부지방에서 뜰에 심는 관상초는 3월 이후에도 꽃을 피우며, 재배 품종으로는 여러 가지 색의 꽃과 겹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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