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잎]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섬기린초
천길 벼랑이 내 땅이다
공중으로 헛발을 내디뎌서는 안된다
발밑에는 굽이치는 물살
한 순간도 정신을 놓아서는 안된다
소금기 묻은 바람에
온몸을 두들겨 맞아야 한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씨익 한 번 웃어주면 그뿐
안으로 안으로는 더 외로워져야 한다
그렇게 굵어지는 줄기 끝에서
별꽃으로 터지는 꽃향
향기가 없더라도 울지 말아야 한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캄캄한 우주 한가운데에
노란 점 하나
콕 찍으면 되는 거다
※ 섬기린초 : 꿩의비름(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강원도 설악산의 바위틈 또는 울릉도 해안가 바위틈에 자생한다. 잎은 어긋나는데「기린초」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나, 기부(基部)의 약 30Cm 정도가 겨울에도 살아남아 있다가 다음해 봄에 새싹이 나와 자라는 반상록성이다. 5〜8월에 노란색 꽃이 피고, 10월에 별 모양의 열매가 흑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비채(費菜)」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지금은 육지의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도 많이 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