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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5)

좀작살나무는 열매로 말한다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좀작살나무는 열매로 말한다


꽃으로만 모든 걸 평가하지 마라
너도 너도 꽃치장 꽃자랑 눈부신 봄여름날
향기 한 점 없이 이파리 뒤에 가려진
쬐끄만 꽃송이 보잘것없어도
낙엽 내려앉는 늦가을
메마른 나뭇가지 감싸 안고
동글동글 빛을 내는 열매를 보아라
작달막한 키
누르끄레 코딱지만한 꽃잎
눈길 한 번 건네준 이 없었지만,
처음 내딛은 작은 발걸음
얼마나 당찼으면
다들 거무튀튀한 얼굴로
후줄근히 사라진 뒤끝
저토록 화안히 밝히고 있을까
호화로운 꽃들만 꽃이라고 말하지 마라
향내 뿜어내는 꽃들만 추켜세우지 마라
모두 떠나버리고 난 겨울 초입
찬란하게 빛나는 열매를 위해
나는 조금도 꽃자랑 하지 않는다
보랏빛 진주알 속으로 쏘옥 쏙 빨려들고 있는
저 하늘 좀 보아라
어찌 스산한 계절을 말할 수 있겠느냐
행여 하늘 작살냈을까 봐
똥그래진 네 눈빛도 한껏 부풀어 쏠려들고 있잖니
시작이 중요하다지만 꼭 그렇지도 아닌 것,
과정도 결과도 다 중요한 거야
늦게 떠난 출발선
도착점 아무리 멀어도
마침내 여기까지 왔잖니
꽃이 전부다 생각하지 마라
이토록 황홀한 열매 본 적 있느냐





※ 좀작살나무 : 마편초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골짜기 또는 암석지에 자생한다. 잎은 마주나는데 넓고 긴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짧고, 양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 상반부에 성긴 톱니가 있다. 6~8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10월에 동글동글한 모양의 열매가 보라색으로 익는다. 관상용으로 심고, 한방에서「자주(紫珠)」라 하여 잎을 약재로 쓴다. 가지가 줄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갈라진 모양이 작살 같아서 이름이 붙여졌다. 흰색의 꽃이 피고 흰색의 열매가 열리는 것을「흰좀작살나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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