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월 귤
나는 이미 귤을 뛰어넘었어야
작달막한 키
시큼털털 콩알만한 열매
꼬맹이라고 놀리지 말지야
작은 고추 더 매운 법
누구보다도 당차야
덩치만 덩그러니 컸지
꼭 더운 곳이라야만 기를 펴는
밀감 따윈 견줄 수 없지야
모양새로 업신여기지 말지야
한겨울에도 새파란 이파리
매몰찬 눈보라쯤 끄떡없어야
봄이면 아기자기 어여쁜 꽃송이
한여름엔 똥글똥글 능금 같은 열매
보름달 닮은 귤이라 이름했어야
땅들쭉 술 담그면
죄다 환장하고 말지야
어때, 이만하면 사랑받기 충분하지야?
높은 산에서 늘푸른잎으로 산다는 거
쉽지 않은 일,
바람 불고 구름 흘러갔어야
태풍이 후려때리고 눈보라 몰아쳤어야
몽글몽글 쪼끄만 몸뚱이라야
할퀴고 긁히고 멍들 일 없이
사람들 눈에도 띄지 않고 행복하게
몸 보전할 수 있지야
요렇게 덩치 작달막해도
나는 이미 귤을 뛰어넘었어야
※ 월귤 : 진달래과의 상록성 소관목으로 희귀식물이다. 백두산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강원도 설악산 이북의 백두대간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고, 잔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형 또는 거꾸로 된 계란형으로 두꺼운 가죽질이고, 광택이 나며,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에 검은 점이 퍼져 있다. 5~7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의 꽃이 피고, 8~9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데 신맛이 강하다. 열매는 식용하고, 관상용 분재로 심으며, 한방에서「월귤엽(越橘葉)」이라 하여 잎을 약재로 쓴다. 최근에 강원도 홍천에서 대규모의 군락지가 발견되었고, 덕유산에서도 간혹 발견되고 있으며, 경기도 포천의 평강식물원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