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꽃봉오리]
[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뻐꾹나리
이미 뻐꾸기는 날아갔다
애지중지 정을 쏟던 개개비 지빠귀의 사랑
하늘 밖을 벗어났다
덩그러니 남은 빈 둥지
다시는 새끼 울음소리 들을 수 없다
기른 정
아무리 끈끈해도
낳은 정 찾아갈 수밖에 없는
놓아주어야 하는 이별
무장한 햇살만 날카롭게 가슴 후빈다
托卵은 아무나 하나
잊지 말라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고,
봄날을 내내
목 터져라 부르짖으며 전자파를 쏘아 보낸
뻐꾸기 기억의 유전인자
어찌 당할까
덧없이 여름만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립다고, 개개비 지빠귀 울부짖을 때마다
멍드는 울음자국
입술 부르튼 꽃이 핀다
※ 뻐꾹나리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산 숲속에 자생한다.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밑부분은 줄기를 감싼다. 7~8월에 흰색 또는 연자주색의 바탕에 진한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피는데 6개의 꽃잎이 뒤로 젖혀지며, 꽃줄기와 꽃잎 겉에 털이 있다. 암술대는 3갈래로 갈라진 다음 다시 2갈래로 갈라진다. 9월에 바늘 모양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납작한 타원형의 씨가 들어있다. 봄에 돋는 어린잎은 나물로 식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