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왜개연꽃
조그만 몸뚱이
마른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평생을 물속에 살아도
더러워진 물에서는 결코
꽃 피우지 않는다
한여름
반짝 꽃 피우고 말지만,
노랗게 꼿꼿이
작은 점 하나 찍다 보면
마침내는 커다랗게
온 세상 환히 밝힐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
그러나 지금은
발 한쪽 담글 수 없는
온통 시커멓게 그을린 연못뿐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또 어쩌랴
이 몸 빛나기를 바란 적 없고
꽃 피우려고 애써 복달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열정
때만 되면 툭툭 불거지는 것을
미꾸라지 한 마리라도 뛰어놀 수 있는 물이라면
온몸 얼룩이 진다 해도
기꺼이 꽃 피워야 하는 숙명이라는 것
이제는 안다
※ 왜개연꽃 : 수련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수생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늪이나 연못에 자생한다. 굵은 뿌리줄기가 진흙 속에서 옆으로 뻗는다. 뿌리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넓은 계란형으로 잎자루가 길게 자라 물 위에 뜨는데 밑부분은 심장형으로 깊게 갈라지고, 끝이 둥글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광택이 난다. 8~9월에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밖으로 자란 긴 꽃자루 끝에 노란색의 꽃이 한 송이씩 핀다.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물속에서 초록색으로 익는다.「남개연꽃」과 아주 비슷하게 닮았으나,「왜개연꽃」은 암술머리가 노란색이고,「남개연꽃」은 암술머리가 붉은색인 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