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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시집 (7)

흰배롱나무가 있는 禪房에서

▼ 나무껍질



▼ 꽃



▼ 열매

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흰배롱나무가 있는 禪房에서


  하안거에 든 절집 마당
  땡볕 속 배롱나무 홀로 붉어 공중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매미 울음 흩어질세라 꽃잎 속에 쓸어담고 있고

  마당의 또 한 켠 멀쑥하게 키를 늘인 흰배롱나무도 몽글몽글 하얀 꽃송이 허공으로 빈손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하늘의 자연법문 열심히 說하고 있고

  禪房엔 가부좌로 앉은 비구니들 하나같이 돌이 되어 굳어 가고

  숲그늘에선 암컷수컷 짝을 만난 말매미 요란스럽게 울어 젖히며 得音의 절정을 꽉 움켜쥐고 있고

  마당 밖 연못 속 청개구리는 연잎 뒤에 바짝 붙어 매달린 채로 낮잠 황홀경을 그리고 있고

  당신과 나, 우리는 함께 여기 이 풍경 속에 詩로 들어앉아 畵龍點睛 그림이 완성되고

  이토록 순정하고 완벽한 詩佛禪의 만남, 그 아름다운 어울림 사랑의 융합이 어디에 또 있으랴




※ 흰배롱나무 : 부처꽃과의 낙엽성 활엽 작은키나무로 우리나라 인천에서 자생하며 전역(全域)의 각처에서 관상용으로 식재(植栽)한다. 키는 높이 7m까지 자라며 줄기껍질은 연하게 붉은 갈색으로 벗겨진 곳은 흰색이며 매끄럽다. 잎은 거의 마주나는데 타원형 또는 둥근 모양으로 잎자루가 거의 없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이 밋밋하며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나고 뒷면은 맥(脈)을 따라 털이 나 있다. 7~9월에 꽃이 흰색으로 피는데 원추꽃차례로 가지 끝에 달린다. 꽃받침과 꽃잎은 각각 6장으로 둥근 모양이며 꽃잎에는 주름이 많다. 수술은 30~40개로 가장자리의 6개는 길고, 암술은 1개로 암술대는 수술 밖으로 나온다. 9~10월에 넓은 타원형의 삭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씨방은 보통 6개실이지만 간혹 7~8실도 있다. ‘배롱나무’는 꽃이 붉은색을 띠는 반면 ‘흰배롱나무’는 꽃이 흰색으로 피는 것이 다르다. 중국 남부 원산으로 붉은 꽃이 피는 ‘배롱나무’와 같이 꽃이 100일 이상 계속 피어서 ‘목백일홍’이라고도 하며, 줄기는 ‘모과나무’처럼 얼룩이 있고, 원숭이도 미끄러진다는 일본 이름을 가지고 있을 만큼 나무껍질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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